[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지난해 말 현재 22개 그룹의 계열사 74곳이 식음료 소매, 수입품유통,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등 중소기업 영위 업종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롯데, 삼성, 현대 등 8개 집단 17개사는 총수 자녀가 지분이나 경영에 참여하는 회사가 중소기업 영위 업종에 진출했다.
또 35대 그룹의 계열사가 문어발식 확장을 계속해 최근 4년간 매년 2.8개, 모두 393개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지난 2007년 4월부터 작년 4월까지 연속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35개 민간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수 변동현황, 신규편입된 회사들의 편입사유, 진출업종 등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5개 대기업 집단 가운데 중소기업 분야 진출이 많은 곳은 삼성, 신세계(각 7개사), 롯데, GS(각 6개), CJ, 효성(각 5개)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분야에 진출한 74개사를 업종별로 보면, 식음료소매(19개), 수입품유통(18개)이 가장 많았고, 교육서비스(5개), 웨딩서비스(2개) 등에도 진출했다.
LED램프·출판 등 중소기업적합업종 품목에 진출한 계열사는 14개사, 중기중앙회와 사업조정중인 대형마트·서점·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등 업종에 진출한 계열사는 21개사였다.
재벌 2~3세가 지분 또는 경영에 참여한 계열사가 중소기업 분야 진출한 대기업은 롯데(5개사)가 가장 많았고, 삼성(4개), 현대차(3개)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베이커리·커피판매점 등 식음료 소매업(8개), 패션·명품 등 수입유통업(5개), 교육서비스업(2개)에 많이 참여했다.
대기업집단은 지난 4년간 652개사를 계열사로 신규 편입했으며, 흡수합병·지분매각으로 계열사에서 빠진 기업은 259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군별 계열사 증가율은 5~10대 그룹(20.7%)이 가장 높았고, 1~4대(14.1%), 11~35대(7.8%)가 뒤를 이었다.
이들 업체는 4년간 35개 집단의 자산(516조8천억원), 매출액(463조8천억원) 증가에 10.8%, 13.8% 각각 기여했다.
652개 새 계열사의 업종은 신성장동력 98개사(15%), SOC 분야 35개사(5.4%), 중소기업 영위분야 30개사(4.6%) 등이 두드러졌다.
계열회사는 SK(86개), 삼성·롯데(각 78개), GS(76개), CJ(65개) 순으로 나타나으며, 4년간 계열사 수가 많이 증가한 곳은 포스코(38개), 롯데(34개), SK(29개), LG·GS(각 28개) 등이었다.
이 가운데 총수일가의 지분이 있는 곳은 43개사(6.6%)였고, 이 가운데 총수 지분율이 90%를 초과하는 회사가 30.2%로 가장 많았다.
신규 계열사 가운데 75.5%(492개)가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이었고, 세부업종별로는 부동산업(60개), 창고·운송 서비스업(52개), 전문서비스업(34개)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정중원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후 2년간 계열사 증가율은 폐지 전과 비슷하다"며 "대기업집단 문제의 핵심은 계열사 수 증가보다 계열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수일가의 사익추구나 중소기업영역 잠식"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대기업집단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행위 감시 강화, 총수일가 사익추구 점검, 사회적 감시시스템 확충, 대기업 자율의 내부 견제장치 마련, 엄정한 법집행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