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글로벌 전기전자(IT)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국내증시와 뉴욕증시에서 사상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PC, 노트북, 반도체, TV 등을 취급하는 IT업종은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이라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사상초고가 행진은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TV 제조업체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3위 D램 반도체 생산업체 엘피다 파산에 의한 반사이익이 예상되고 있고,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핵심 반도체 칩 공급, '뉴 아이패드' 터치스크린 공급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부품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계속해서 확대해가면서 주가에서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등 실적에서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16일 126만1천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IFRS 연결 기준)는 4조5천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20% 늘었다. 또 2분기에는 사상 최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치열한 특허전쟁을 펼치고 있고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경쟁사 애플도 주가와 실적 모두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올들어 무려 47%나 상승했다. 특히 15일(현지시간)에는 장중 처음으로 6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 500달러를 돌파한 뒤 한 달여 만에 100달러나 급등한 것이다. 이로써 애플은 나스닥을 대표하는 100종목에서 비중을 18.5%까지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720달러까지 제시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고공행진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던 IT업계가 곧 저점을 지나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이 조금씩 효과를 보기 시작하면서 소비심리가 부활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IT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미국, 유럽, 중국의 경기가 조금씩 회복하면서 IT시장이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 확장국면에 들어설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스마트폰 수요는 34%나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인한 IT제품 수요의 증가는 특히 업계의 강국인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기업들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국내 대형 IT업계 8개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68%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말 실적이 좋지 않아 대규모 유상증자까지 단행했지만 올해 스마트폰과 LTE(롱텀에볼루션) 시장에서 성공적인 실적을 거두면서 조금씩 약진하고 있으며, 주가도 연일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형주의 호조는 IT관련 중소형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형업체가 성장하면 그만큼 중소형업체를 통한 설비투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20%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형IT 기업으로 네패스, 이녹스, 유진테크, 일진디스플레이, 이노와이어, 파트론 등 6개 종목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