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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비정규직 탄압하고도 동반성장지수 '양호'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롯데쇼핑이 동반성장지수 '양호' 등급을 받은 날 공교롭게도 롯데백화점 창원점 비정규직 해고 사태가 4개월 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관여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지금 시기에 어떤 말이든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 롯데백화점 창원점 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상구, 이하 노조)는 10일 롯데백화점 하청업체였던 (주)JMP와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서 협약식을 했다. 현재 남아있는 조합원 10명 중 2명은 퇴직하고, 나머지 8명은 한두 달에 2~3명씩 순차적으로 복직한다는 내용이다. 노조 측이 밝힌 복직 일정은 5월 16일 3명, 6월 1일 3명, 9월 2일 2명이다.

끝내 복직이 허용되지 않은 이상구 지회장 등 2명에 대해 사측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 준다고 밝혔으나, 자세한 내용은 노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작년 12월 롯데백화점 창원점 하청업체였던 (주)JMP가 노조에 계약만료를 통보했고, 새로 들어온 하청업체가 노조가입자 위주로 고용승계를 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이후 롯데백화점 창원점 비정규직지회는 롯데백화점 창원점 앞에서 복직투쟁을 해왔다. 이 문제는 정치권을 비롯한 전국적 화두로 떠올랐고 경남도와 창원시, 고용노동부, 국회의원까지 중재에 나선 끝에 지난 9일 타결에 이르렀다.

그러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다수 대형유통점에서 상당수 노동자가 하청업체에 소속되는 근본적인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비슷한 사태가 계속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인석 민주노총 일반노조 중부경남지부장은 "일단 이번 협상에서는 롯데측이 하청업체 고용안정성을 관리하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졌다"며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을 실질적으로 원청이 하는데, 책임은 지지 않아도 되는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교롭게도 이날 동반성장위는 동반성장지수 등급을 발표하면서 롯데쇼핑을 '양호'군에 넣어 발표했다. 4개월이나 하청업체와 심각한 분쟁이 있었는데도 막판 타결이 되자 결격사유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지원금만 평가됐다.

비정규직 복직 협약이 완벽하게 마무리된게 아니라 본사의 지시를 받아 서둘러 타협한 모양새다. 동반성장지수 등급을 잘 받기 위해 그런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