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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동맹(Banking Union)' vs '재정동맹(Fiscal Union)

[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주요7개국(G7) 및 주요20개국(G20)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이 이달 5일 각각 긴급회의에서 프랑스와 유럽연합(EU) 집행위 및 독일과 금융동맹과 재정동맹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을 것이라 예상했다.

프랑스와 EU는 "스페인 등 일부 회원국들의 금융기관들이 파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금융동맹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독일은 "재정동맹을 통해 일부 회원국들의 방만한 재정운용관행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전에는 금융동맹을 추진할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쟁점.

앞서 알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4일 "은행들이 어느 수준까지 금융당국의 관리를 필요로 할지를 중기 목표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를 통해 금융동맹의 필요성을 일부 인정한 셈.

독일은 지금까지 유로존 채무 공유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금융동맹은 이미 2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은행권에 직접 자금을 지원해 은행 부실에 대한 책임을 유로존 공동으로 떠안자고 제안하며 수면 위로 부상했었다.

금융동맹의 장점은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 위기국 유동성 고갈을 막을 수 있다는 것.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금융동맹이 EU의 궁극적 목표인 유로본드(유로존 공동채권) 발행을 통한 재정동맹으로 나아가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금융동맹이 유로존의 근본적 불확실성 차단책이 아니라는 점이 바로 그것.

메르켈 총리가 "금융동맹 구상은 유럽 정치통합의 심화를 위한 중기적 목표"란 발언은 해 독일의 기존 방침에서 후퇴하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독일이 전체 회원국의 재정을 통제하지 않고 금융동맹에 합의했을 경우 자국의 경제적 부담이 폭증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날 독일정부의 내부 문건에 "EU의 성격을 기존 통화동맹에서 재정동맹으로 격상하는 결정은 빨라야 2013년 봄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주요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 및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들은 다음날 일재히 긴급 화상회의와 전화회의를 통해 위기확산 대응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