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지난 2월까지 대표로 있던 선거전략 홍보회사 CN커뮤니케이션즈(구 CNP전략그룹) 사무실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14일 실시되면서 구당권파가 검찰의 주장대로 선거비용을 실제보다 부풀려 신고하는 방법으로 CNP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국고(國庫) 사기'를 벌였는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지난 4·11 총선 때까지 각종 선거에서 구당권파가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줬던 CNP커뮤니케이션즈가 영수증 부풀리기, 인건비 과다 계상 등을 통해 선관위에서 비용을 더 타낸 것이 실제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결국 국민 세금을 특정 기업에 몰아준 셈이나 마찬가지여서 파문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P커뮤네케이션즈가 벌어들인 돈은 구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의 정치자금으로 쓰였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구당권파에 다시 한 번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의 원인이 된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외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곽노현 서울교육감, 4.11 총선에 출마한 김미희·이상규·김선동·오병윤 의원 등 지역 정치인 다수도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나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들 인사가 CNP 뮤니케이션즈측이 제시한 선거비용 영수증의 허위여부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로 알고 있었다면 공모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사태의 중요성을 감안해서인지 CN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물론 대검까지 가세, 사실상 검찰 전체 차원의 수사로 확대 진행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사건 수사가 중앙으로 이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5일 순천지청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14일 서울소재 이석기 의원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순천지청은 물론 광주지검과 대검 직원까지 동원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압수품이 컴퓨터 등 IT관련 시설물, 회계장부 등 전문가의 분석이 필요한데다 분량이 많아 순천지청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애초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추가 수사과정에서 CNP커뮤니케이션즈가 2010년 도교육감 선거당시 장 후보에 대한 선거홍보를 대행, 당선된 후 비용을 부풀린 허위 영수증을 발급하는 방법으로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비용을 실제보다 더 받아낸 혐의를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섰었다.
장 도교육감의 경우 CNP커뮤니케이션즈가 보낸 견적서에 근거, 선관위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13억원 가운데 11억5천만원을 CNP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증거 자료인 영수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경우, 보전받은 6억원 중 5억원을 CNP커뮤니케이션즈에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년간 CNP커뮤니케이션즈가 도맡아 왔던 선거에서 비슷한 비리가 저질러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압수수색 자료에서 이 같은 단서가 발견될 경우, 수사는 CNP커뮤니케이션즈와 거래를 한 좌파 진영 후보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또 전 대표였던 이석기 의원이 영수증 부풀리기, 인건비 과다 계상 등 서류 위조 과정에 개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압수물품에 대한 조사 분석이 끝나는대로 관련 인사들에 소환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측은 "사안이 커질경우 서울로 이첩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현재까지는 순천지청이 전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