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농민 약 2만7000여명이 비료가격 담합으로 적발된 남해화학, 동부, 삼성정밀화학 등 13개 비료업체들을 상대로 첫 집단소송을 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은 18일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수년간 비료업체들이 가격담합을 해 농업경영인 소송인단 2만7601명이 막대한 손해를 입었으니 한 사람당 3만원씩 보상해 달라며 남해화학 등 13개 비료업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비료가격 담합과 관련해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농업계 사상 최대 인원이 소송에 참여했다.
한농연은 일단 1인당 3만원을 청구, 소가만 8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농민들은 피해금액 중 일부만 청구해 실제 소송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질 전망이다. 한농연은 향후 전문가 감정을 통해 실제 손해액을 산정해 추가로 청구액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한농연 김준봉 중앙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소송에 농업계 사상 최대의 인원이 참여한 것은 농촌 현장의 여론이 얼마나 격앙돼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농산물 생산비 폭등, 농산물가격 폭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 비료업체들의 담합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또 “비료업체들은 정부와 농업인의 지원 속에 많은 성장을 거듭해 왔는데, 농업인을 대상으로 가격 담합 행위를 한 것은 용납 할 수 없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비료 업체들의 부당 이득을 기필코 환수해 현장 농업인에게 되돌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농연 관계자는 “소송인단 규모 면에서 농업계 사상 최대의 소송”이라며 “농업 강대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농산물 생산비 폭등,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비료업체들의 가격 담합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농촌 현장의 여론”이라고 말했다.
또 "2005년을 기준으로 최근까지 농산물 가격은 11%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비료값은 72%나 올랐다"며 "비료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비료값 상승액 중 20%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농협중앙회 등의 비료입찰에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5년간 13개 화학비료 제조업체가 가격을 담합해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828억2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농협 자회사인 남해화학이 50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동부 169억원, 삼성정밀화학 48억원, 케이지케미칼 41억원, 풍농(36억원)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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