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정부는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0일을 앞두고 한·미, 한·EU FTA 활용성과를 점검한 결과 "두 FTA가 유럽 재정위기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수출은 FTA 혜택 품목이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이달 15일까지 3개월간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해 대(對) 세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지만 대미 수출은 8.4%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석유제품 등 FTA 혜택 품목군은 수출이 16.8% 증가해 비혜택 품목군의 증가율(3.8%)을 4배 이상 웃돌았다. 가정용 침구류와 밀폐용기 등 고관세 섬유제품은 중국산 제품을 대체하며 수출이 20.9%, 12.5%나 늘었다.
대 EU 수출은 FTA 발효 이후 재정위기 여파로 선박수출(-47.3%) 발주량이 급감한 탓에 12.1% 줄었지만 자동차,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등 FTA 혜택 품목군은 수출이 20.2%나 증가해 역시 FTA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요 가격탄성력이 큰 폴리에스테르(관세 4%)는 이탈리아에서 한국산 점유율이 3위에서 1위로 올라섰고, 벨기에에서는 수입시장의 80%를 점유하는 호조를 보였다.
수입 면에서는 대미 수입이 전체적으로 6.3% 감소했지만 FTA 비혜택품목이 15.1%나 감소한 데 반해 FTA 혜택품목은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증가가 두드러진 품목은 사료(26%), 오렌지(34.8%), 호도(86.2%), 아몬드(69.8%) 등이었다.
EU로부터의 수입은 13.5% 증가했다.
FTA 혜택품목 가운데서는 원유(0→15억8천만달러), 석유제품(106.2%), 가방(35%), 시계(51.1%) 등의 수입이 많아졌고, FTA 비혜택품목은 컴퓨터(27.8%), 무선통신기기(14.6%)의 증가폭이 컸다.
FTA 수출입 활용률도 한·미가 수출 59.2%·수입 51.4%, EU가 79.8%·57.3%로 FTA를 이미 체결한 다른 나라보다 높았다.
미국, EU로부터 공장설립 등 그린필드형 투자가 증가해 미국과의 FTA 발효 이후 5월 말까지 외국인 투자유치가 전년 동기 대비 211%나 급증했다.
EU로부터의 외국인 투자유치도 35% 증가했는데 특히 신규투자가 225%나 늘었다.
FTA 관련 주요 소비재 가격도 대부분 하락해 정부가 조사한 한·미 FTA 관련 13개 품목 중 9개, 한·EU 품목 중 6개 품목의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IMF는 올해 하반기 한국경제가 한·EU 및 한·미 FTA로 완만하게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고 경쟁상대국들도 한국의 적극적인 FTA 추진이 경쟁력강화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하며 위기감을 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