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대권도전에 나선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28일 당 지도부가 현행 경선룰에 따라 경선 일정을 확정한 데 대해 "이런 상황이라면 (경선) 참여가 어렵다"며 `경선불참'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꿨는데도 경선 규칙은 한나라당 5년전 것을 그대로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전혀 안 맞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희가 요구하는 건 구체적인 경선 규칙을 제안했다기보다는 논의 기구를 만드는 게 순리에 맞다는 것"이라며 "저도 경선에 웬만하면 참여하고 싶지만, 논의기구 자체를 못 만들겠다는 발상은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비박 진영이 요구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가 역선택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한 데 대해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조직이 있는 분이 박 전 위원장인데, 그런 분이 무슨 걱정이냐"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탈당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여러 생각이 들고 기분도 좋지 않지만, 탈당은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새누리당이 경선흥행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이제 거의 다 (대통령이) 됐으니 번거롭게 할 필요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고 답했다.
박 전 위원장의 본선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새누리당 후보가 될 확률은 높다고 보지만, 본선에서 이기겠느냐에 있어서는 현재 (가능성이) 50%가 안된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또 "박 전 비대위원장이 대선후보가 되면 돕겠느냐"는 질문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에 대해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경제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군사독재도 사실이기 때문에 박근혜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 분명히 말해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비대위원장이 2010년 지방선거 때 당의 선거를 도와야 했음에도 어떻게 처신했는지 잘 아시지 않느냐"라며 "본인이 후보가 되면 도우라는 그런 말씀을 본인이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야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국회 직원 대상 강연에서 `벤처업계 사기꾼은 사형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분노를 갖고 국정운영을 할 수 없다"고 말한 데 이어 2002년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경험을 언급하며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안철수 원장에게 `공동의 정부'라는 표현을 썼는데 잘처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대권 주자인 문재인 의원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후광이 많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 변화를 지적했고, 김두관 경남지사에 대해서는 "성품은 좋으나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