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정부가 국내 전문직 종사자와 재미 유학생 등의 미국 현지 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전문직 비자 쿼터'를 현재의 3500개에서 1만5천개 이상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25일(현지시간)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정부와 주미 한국대사관은 미 행정부·의회를 상대로 현재 연간 약 3500개에 불과한 한국인 대상의 미 전문직 비자쿼터를 대폭 늘리는 내용의 입법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는 미 정부가 외국인에 대한 전문직 비자 발급 수를 현행 연간 8만5천개로 제한하는데다 인도와 중국이 미국 내 현지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쿼터의 60% 이상을 가져가면서 한국 출신의 비자 획득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서비스 교역 및 투자를 위한 전문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비자 쿼터 확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7만3천여명에 달하는 재미 유학생과 한국 내 전문직 종사자의 상당수가 미국에서 취업을 원하고 있지만 쿼터 제한으로 비자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반 전문직 쿼터 내에서 배정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할 경우 인도, 중국 등 경쟁국들이 반발할 수 있어 별도의 쿼터 할당을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8만5천개의 일반 전문직 비자 쿼터와 별도로 1만5천개의 비자를 한국 출신자에게 할당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올해부터 미 의회 민주·공화 양당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다만 미국이 올해 연말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다 최근 경기침체로 `일자리유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내년 중 법안을 통과시킨 뒤 이르면 오는 2014년 시행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고실업 사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비자 확대가 일자리 유출 및 이민 완화 정책으로 인식될 수 있어 의회 설득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이 방안이 구체화·현실화하면 우리 고급 두뇌의 국외 유출이 더 심각해 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