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공 큰 전망, ‘2012 DIY & 리폼 박람회’를 마치고
한국DIY가구공방협회 오진경 회장
지난 7월26일부터 29일까지 학여울역 SETEC에서는 국내 최초로 ‘2012 DIY & 리폼 박람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지금까지 여러 건축박람회에 분산적으로 참여해오던 관련업체들이 DIY를 주테마로 박람회를 열게 된 점이 관심을 모았다. 전시장에는 DIY와 리폼에 관련된 생활용품, 페인트, 목재, 가구, 공구, 벽지 및 다양한 주거환경 아이템과 인테리어 아이디어 품목들이 전시되어 일반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전시에 참여한 업체들도 첫 행사임을 감안하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이에 행사를 주최한 한국DIY가구공방협회의 오진경 회장을 만나 이번 행사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배경은 무엇인가
사실 4~5년 전부터 DIY 박람회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안이 단발성 전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번에 행사를 공동주최했던 네오션게이트와는 장시간 협의를 진행하면서, 무엇보다 DIY 관련 시장을 확대해 나가자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외적 배경에는 최근 DIY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기존 건축박람회에 대한 회의가 한몫했다. 건축 전시회가 너무 많아지면서 집중도도 약해지고, 서로 비슷비슷하다보니 별로 볼 것도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었으며, DIY 전시 부족과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행사가 없어 관람객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기존 건축박람회와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
DIY와 관련한 수렴도 높은 업체들이 집중하면서 관람객들에게 더욱 밀도있는 전시와 행사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DIY 용구들을 구입할 수 있는 통로가 대중적이지 않은데, 일반인들에게 이를 알리는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고,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DIY의 매력들을 널리 전파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는 점이 큰 소득이다.
또한 관람객들의 수준이 남달랐다고 한다, 실제 참여업체들 전언에 따르면, 건축박람회에서는 “이게 뭡니까?”라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할인 판매됩니까? 가격이 얼마까지 올랐나요?” 등 기존 제품에 대한 매우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반응들이 많아 밀도있는 관람객들이 많이 찾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여 업체들의 전체적인 평가는 어땠나
대부분은 매우 만족했다. 보통 기업의 전시 홍보 예산이 지난해에 결정되므로 이번 행사는 갑작스런 예산 집행으로 참여한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첫 박람회이기 때문에 큰 기대감을 갖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관람객들의 관심도가 높아서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가 주류였다.
물론 모든 업체가 만족할 수는 없다. 일부에서는 준비한 카달로그가 많이 소진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예를 들어 목재 재단기의 경우 즉각적인 구매보다는 카달로그를 가져가서 추후 구매를 하거나 카달로그를 서로 공유하면서 이차적인 구매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일 수도 있다.
첫 행사여서 많은 예산을 홍보 비용으로 지출했고, 실제 폭염과 빗속에서도 1만이 넘는 관람객으로 호황을 이룬 것도 사실이지만, 이들 업체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야 한다는 요구가 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카달로그가 많이 나가지 않은 반면에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더 많아서 앞으로의 행사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행사 이후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
전시부스 배치에 있어서 페인트 대기업들의 홍보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들 업체가 자리한 입구에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다음 전시에는 동종업계끼리 몰아서 부스를 배치하는 것이 아닌 섹터별 전시 기획을 통해 다양한 업계들이 하나의 유닛을 이루도록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참가업체들을 집중화 섹터화하고, ‘DIY 가구’를 넘어 타분야와의 산업적 접점을 모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올해는 첫 행사여서 프로그램이 부족했다. 해외 DIY 박람회 벤치마킹을 통해 직접 페인트도 칠하는 등 도구와 공구를 사용해서 뭔가를 하는 실제 체험 위주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DIY 발전을 위해 박람회가 앞으로 집중해야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전문가 집단이 할 수 있는 것 중에는 일반인이 하기 힘든 것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영역들도 많다. 대중들에게 이런 쉬운 영역을 확산하는 것이 박람회의 일차적인 목표다. 사람들이 하는 법을 알게 되면 시장도 자연히 커질 것이다.
현재 DIY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서, 그들이 직접 체험을 통해 도전하도록 만들고, 쉬운 부품 구입 경로를 마련해 주어 일단 구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DIY족은 대폭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도 DIY의 확장성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한다.
박광윤 기자 pky@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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