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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베이너 하원의장 "예산안 타결 가능성 거의 없어… 신용등급 강등 막을 자신 없다"

[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11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날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규모를 줄이지 못하면 국가 신용등급을 현재의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할 있다고 경고한 것과 관련, 이른바 `재정절벽(fiscal cliff)'을 차단하기 위한 2013회계연도 예산안 타결 가능성이 거의 없어 신용등급 강등을 막는 것이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베이너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무디스가 이날 미 의회 예산안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시장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베이너 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정절벽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전혀 자신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2013회계연도 예산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자동 삭감조치가 이뤄진다고 설명한 뒤 "하원은 임무를 완수했다"면서 "(민주당이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이 행동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어디 있느냐. 리더십은 어디 있느냐"고 반문, 집권 민주당과 백악관에 책임을 넘겼다.

전문가들도 오는 11월초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미 여야가 이미 선거정국에 진입한 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한 예산안에 대한 극적인 타결을 도출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보고 있다.

`재정절벽'이란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뜻하는 경제용어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피하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가 `경기후퇴' 국면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