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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가계 신용위험 9년만에 최대 전망… 금융위기보다 심각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올해 4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이 금융위기 때보다 더 커지는 등 9년 만에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만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9월 10∼24일까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 여신 책임자를 면담해 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조사)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8포인트로 카드사태(2003년 3분기·44포인트) 이후 9년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위기(2008년4분기~2009년2분기·25포인트) 때보다도 1.5배 높은 것이다.

가계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매 분기 3~9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 9포인트에 이어 2분기 22포인트로 급격히 치솟았고, 3분기에도 28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은은 "주택가격 하락으로 주택 담보가치가 감소하고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우려가 심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신용위험도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4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은 16포인트로 2009년 2분기(16포인트) 이후 가장 높았고, 중소기업도 44포인트로 2009년 1분기(47포인트) 이래 최대를 나타냈다.

가계와 기업을 종합한 민간부문의 신용위험지수는 38포인트로 2009년 1분기(38포인트)와 같았다.

이런 가운데 기업을 중심으로 민간의 대출수요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는 내수 위축으로 돈 가뭄이 든데다 연말 등 계절적 요인까지 가세한 탓에 3분기 13포인트에서 25포인트로 2배 가량 크게 증가했다.

대기업 역시 전분기와 같은 16포인트로 금융위기(2008년3분기·31포인트)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은행의 대출문이 점점 닫히고 있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4분기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3포인트로 2010년 2분기 0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수치가 낮을수록 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올해 1분기 13포인트 이후 2분기 9포인트, 3분기 6포인트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도 금융위기(2009년4분기·0포인트)와 같은 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는 "신용위험과 비교하면 은행의 대출태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이라며 "은행이 자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데다 부채문제에 대해 언론·정부 등 안팎의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