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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기준 최고 548배 초과 폐수 한강에 무단방류… 14개 업체 적발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단무지·족발같은 식품이나 장신구·유리 등 제품을 만들면서 납 기준치의 최고 548배에 달하는 폐수 등을 한강에 무단 방류한 14개 업체가 서울시에 적발됐다.

시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단속한 결과, 폐수를 무단 방류한 14개 업체를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적발, 12곳을 형사입건하고 2곳은 행정처분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이들 업체가 평균 하루 83t, 연간 2만5000t의 오염된 폐수를 2~10년간 한강으로 무단 방류해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은평구 수색동의 Y장신구제조업체는 무허가로 폐수배출시설을 설치하고 8개월간 ℓ당 274㎎의 납과 8.2㎎의 카드뮴을 함유한 폐수 22t을 무단 방류한 혐의를 받고 있다.

Y사가 방류한 폐수 중 납은 배출허용기준치(ℓ당 0.5㎎)의 548배, 카드뮴은 기준치(ℓ당 0.1㎎)의 82배에 달하는 것이다.

납은 빈혈을 유발하고 신장과 생식기능 장애, 신경계 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카드뮴은 독성이 매우 큰 중금속으로 신체조직 손상과 질환을 유발한다.

또 구로구 구로동의 D 단무지 제조가공업체는 관할구청에 신고 없이 폐수시설을 설치하고 식품제조 시 발생하는 수질오염물질이 대거 담긴 폐수를 5년간 1만1600t이나 배출했다.

이 업체의 폐수에서는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가 기준치(ℓ당 120㎎)의 75배인 ℓ당 9000㎎, 녹조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영양염류인 인은 기준의 8.81배인 ℓ당 66㎎, 총질소는 기준의 6.4배인 ℓ당 383㎎이 검출됐다.

광진구 중곡동 J족발과 성동구 마장동 D축산 등 축산물 가공업체들은 족발이나 머리고기 등을 만들면서 무단 설치된 시설을 통해 역시 기준치 이상의 BOD와 총인 등이 함유된 폐수를 방류했다.

이 밖에 막걸리 제조업체인 성동구 성수동 S주조와 강동구 둔촌동 S탁주 등 업체는 허가를 받았지만 한강 부영양화를 초래하는 총인을 기준보다 3~3.8배 초과된 상태로 폐수를 배출하다가 행정처분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유난히 배출량이 많고, 중금속과 유기물질을 대거 함유한 폐수를 방출한 만큼,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면서 "우기와 휴일, 밤을 틈탄 폐수 무단방류 등에 대해 강력히 단속·수사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