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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쇼크' 현대차 정몽구 회장, 브라질서 귀국하자마자 사장단 인사 단행

[재경일보 박현규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브라질에서 귀국하자마자 미국 공장 법인장을 포함한 부품 계열사 사장 및 해외 법인장 인사를 단행했다.

연말 임원인사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그 이전에 빠른 템포로 인사가 이뤄졌다.

미국 연비 과장 사태로 인해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품질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인사는 엔지니어 출신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 특징이어서 '품질 경영'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2일 미국 공장 법인장을 포함해 일부 부품 계열사와 해외 생산법인에 대한 사장·부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파워텍 정명철(59)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배인규 전 사장의 사임으로 비어 있던 현대위아·메티아·위스코 대표로 선임됐으며, 임영득(57)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법인장 부사장은 변속지 제조 중심의 계열사인 현대파워텍 대표로 이동한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 법인장과 러시아 공장 법인장도 바뀌었다.

천귀일(56) 현대차 러시아공장 법인장 부사장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법인장으로, 신명기(55)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 부사장은 현대차 러시아공장 법인장으로 발령났다.

정명철 사장은 고려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해 현대차 통합부품개발실장,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공장 법인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임 부사장은 영남대 기계공학과, 울산대 산업경영학과를 졸업해 현대차 체코공장 생산개발담당 상무, 앨라배마공장 생산관리담당 전무를 지냈다.

천 부사장은 한양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현대차 울산공장 차체생기실장, 러시아공장 법인장을 지냈으며, 신 부사장은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현대·기아차 품질경영실장, 품질본부장 등을 거쳤다.

세 부사장급은 모두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정통 생산 담당 인사라는 것이 특징이다.

신 부사장이 맡았던 품질본부장은 오병수 전자품질사업부 전무가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때마다 해외 법인과 부품 계열사 간 빠른 보직 전환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는데, 이번 인사는 특히 최근 현대·기아차의 미국 연비 오류 사태의 여파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대·기아차 공장 라인 설비와 변속기를 포함한 자동차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위아는 올 3분기에 매출액 1조7410억원, 영업이익 144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7%, 72.9% 증가하는 등 실적 호조를 보였다.

배 전 사장은 부임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또 이번 인사는 연비 문제가 불거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생산법인장을 포함하고 있어 그간 강조한 '품질 경영'에 중대한 고비를 맞은 현대차그룹이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생산·품질 관련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해외 생산공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부품 계열사들의 품질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