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연일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대형마트를 소집하는 등 물가잡기 군기반장 역할을 하기 위해 유통업계를 상대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이날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3대 대형마트의 부사장급 고위 임원을 불러 비공개로 물가안정 대책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공산품 분야 유통구조 개선 등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통령 취임 직후 대형마트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그만큼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가공식품 등 생필품 가격이 한꺼번에 오르는 것을 지적하는 등 물가를 잡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지경부 측은 최근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이어 휘발유 가격과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겹치며 물가불안 분위기가 조성돼 이번 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공산품은 물론 에너지 분야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정부가 물가잡기에 대한 의지를 공공연하게 피력하자 유통업체들도 앞다퉈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박 대통령이 2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서민부담이 완화되도록 물가안정을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하자 다음날인 28일부터 일제히 할인 행사에 돌입한 바 있다.
지난주 2200여 품목 할인행사를 벌였던 이마트는 이 행사가 끝내자마자 7일부터 새로운 할인행사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7∼13일 직전 할인행사와는 겹치지 않는 품목을 위주로 신선식품 등 1630개 품목을 최대 67%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횡성 한우를 25% 저렴한 100g당 5850원에 판매하기로 했으며, 당근과 양배추·브로콜리 등 채소도 40∼67% 싸게 내놓는다. 딸기·한라봉 등 과일도 30∼33%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김형석 이마트 상무는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채소 등의 신선상품을 중심으로 할인 품목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 안정은 새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는 정책 중 하나"라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유통업체들도 계속 대형 할인행사를 기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