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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 과연 어디로 갔을까?

말레이시아 실종 항공기의 수색이 닷새 넘게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자 사고 상황 자체는 물론, 비행기는 어디로 갔으며 왜 해결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국의 수사가 점점 길어지고 기체 잔해 등의 증거물 파악이 원활치 않을 경우, 이러한 관심은 한동안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비행기가 ‘어디로 갔는가’의 답은 여전히 가려져 있다. 실종된 비행기의 항로 자체는 말레이시아에서 남중국해, 베트남을 거쳐 중국 북경으로 향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비행기가 교신이 끊긴 지점부터 육지로 기수를 돌렸다면, 인적이 드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밀림 등지에 불시착하여 연락이 두절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또한 CNN 보도에 따르면 비행기는 실종 시점에 약 7시간을 운행할 수 있는 연료를 탑재하였으므로, 수평 운항이 가능했다면 실종 지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연기나 폭발음은 확인되지 않고, 항공기가 육지에 추락했다면 오지(奧地)라도 발견할 확률이 높다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항공기에서 마지막 신호들이 감지된 지역이 모두 해상이라는 점 또한 ‘항공기 육지행(行)’ 설의 근거를 약화시킨다.

따라서 현재는 비행기가 바다로 추락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해외 기술 분야 매체인 와이어드(Wired)는 12일에 ‘(현재의 기술로는) 대양에서 실종된 항공기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하였다. 우선 기본적으로 수색해야 하는 바다의 면적이 매우 넓은 것이 문제이다. 현재 중국 함선이 수색을 시작한 범위는 약 17,000㎢인데, 이는 한국의 강원도 면적과 맞먹는다. 거기다 비행기가 높은 고도에서 분해되었다면, 작아진 파편도 그만큼 광범위하게 퍼져서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리고 와이어드는 추락 이후 시간이 지나 기체와 사람의 잔해가 바다에 가라앉으면, 항공기를 찾는 것은 더 어렵다고 설명하였다. 많은 민간 항공기에는 비상 위치 표시 장치가 되어 있지만, 이는 조종사가 켜야 하는 것이며, 더군다나 수중에서는 잘 작동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와이어드는 정부나 군용 항공기와 달리, 민간 항공기에는 위치 추적 기술이나 ACARS(기체 데이터의 자동 전송 체계)의 결함이 있을 가능성도 더 크다고 지적하였다.

비행기가 실종된 이유에 대해서, 사건 초기에는 도난당한 여권을 가진 두 명이 비행기에 탑승해 그들이 납치나 테러를 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있었다. 하지만 추후 조사 결과 그들은 단순 이주자로 드러나, 그들이 범인일 가능성은 낮아졌다. 얼마 전 중국 쿤밍에서 무차별 살인을 한 위구르인과 같은 취지로, 중국에 보복한다는 뜻에서 자신들이 이번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도 있지만, 이 역시 물적 증거는 없다.

지금은 조종사의 실수나 기체 결함, 보험금을 노린 범죄 등등도 이유로 꼽히고 있지만, 실종 여객기가 발견되고 상황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전에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여러 추론이 무위로 돌아가자, 지금은 북한 등이 비행기를 납치했다는 가설이나 실종 지역 부근에 4차원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중국은 13일 신화통신을 통해 실종 여객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12일에 위성 사진으로 발견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실제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미국 측 조사관들은 실종 항공기 엔진이 자동으로 보내온 자료를 보고, 항공기가 실종된 뒤 4시간 동안은 엔진이 가동되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추론을 넘어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자, 말레이시아에서는 정부 고관이 허락한 가운데 주술사까지 등장한 상태이다. 말레이시아의 언론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에 따르면, 유명 주술사 ‘라자 보모’가 고위 관리의 초청으로 비행기의 위치를 찾는데 동원되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주로 이슬람교를 믿는데, 해결되지 않는 사태에 정부가 직접 비과학적인 방법까지 동원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말레이 정부는 이를 계속 진행하다는 방침이어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