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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홍명보호, 전술·컨디션면에서 모두 좋아"

[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전문가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에서 러시아와 비긴 홍명보호(號)에 합격점을 내렸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18일(한국시간) 한국과 러시아의 H조 조별리그 1차전이 1-1로 끝나고서 "한국이 컨디션 조절이나 전술 이해 측면에서 모두 좋았다"고 평가했다.

박경훈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도 "평가전보다 상당히 좋은 경기를 했다"며 "우리가 경기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과 김 위원은 한국이 튀니지,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경기력보다 급상승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28일 튀니지에 0-1로 지고 10일 미국 전지훈련에서 치른 가나와의 평가전에서도 0-4로 대패해 혹평을 받은 바 있다.

박경훈 감독은 "가나전에서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 홍 감독이 러시아전에 초점을 제대로 맞춘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움직임을 보이다 보니 러시아가 그다지 강하게 느끼지 않을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쉽게 벗어나긴 했지만 손흥민(레버쿠젠)의 슈팅이 좋았다"며 "박주영(아스널)과 이근호(상주)가 상대 수비를 유인하는 움직임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김 위원은 "걱정과 달리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성공한 모습이었고 홍명보 감독과 함께해온 덕인지 전술 이해도도 높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기력이 급상승한 것은 전방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이 커진 덕분이라고 김 위원은 지적했다.

김 위원은 "평가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전방 공격수들이 수비를 적극적으로 해준 덕분에 후방 수비의 부담이 줄었다는 점"이라며 "후방 수비와 전방 공격의 간격 유지도 잘 돼 러시아에 미들에서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는 점도 잘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영권(광저우 헝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이용(울산)의 수비 라인의 조직적인 형태가 좋았다"고 평가했고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전체적으로 리딩을 잘 해줬다"고 말했다.

다만 실점 장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고 두 전문가는 지적했다.

박 감독은 "수비에서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며 "알제리, 벨기에전에서는 특히 문전에서 수비들이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은 이근호의 골이 터지고 6분 만에 실점한 데 대해 "우리가 득점한 이후 정상적으로 나서야 했는데 내려앉으면서 경기하다 보니 실점으로 이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앞서 또 다른 H조인 벨기에와 알제리가 전력상 비슷한 경기를 펼치다 벨기에가 2-1로 승리한 것도 홍명보호엔 잘 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 위원은 "벨기에가 평가전에선 상당히 잘했지만 경험이 없다 보니 월드컵에선 선수들의 파괴력이 떨어졌다"며 "어느 한 팀이 잘하는 게 아니라 다들 비슷한 전력이어서 역시 조 편성이 잘 됐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결과적으로 벨기에가 알제리를 꺾은 것은 잘된 일"이라며 "가장 강한 벨기에가 1, 2차전에서 이기면 마지막 상대인 한국과는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겐 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과 박 감독은 2차전인 알제리를 상대로는 반드시 승리가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알제리전에선 승부를 내야 하기에 러시아전보다 공격적인 전술 형태가 필요하다"며 "라인을 보다 끌어올리고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해 알제리를 당황하게 만들어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오늘 경기에선 (오른쪽 풀백)이용의 크로스가 살아나지 못했는데 이용의 장기인 날카로운 크로스를 살려야 할 것"이라며 "공을 빼앗고 나서 빠른 반격에 나서야 하는데 그 장면도 많이 나와야 한다"고 보완할 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