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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임영록 회장-이건호 행장, 중징계 내달로 연기

[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금융당국이 26일 각종 금융사고에 연루된 KB 수뇌부에 대한 제재에 나섰으나 심의 시간이 촉박해 내달 재심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KB 수뇌부와 고객 정보 유출 카드사 최고경영자에 대한 중징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26일 대회의실에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B금융, 국민은행 등에 대한 제재 양형을 논의했으나 진술인들의 소명이 길어져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내달 3일에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의 수뇌부들이 직접 소명에 나서면서 당일 결정을 내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재심의위원회에는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직접 참석해 금융당국의 중징계 사전 통보에 대해 2시간가량 억울함을 피력했다. 이들 수장은 중징계 통보 항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선처를 요청했다.

임 회장은 이날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국민은행 주 전산시스템 변경은 은행 이사회와 경영진의 마찰이므로 지주사 측에서 은행 결정에 관여하기 오히려 어려웠다고 소명했다.

고객 정보 유출 관련해서는 2011년 3월 국민카드 분사 과정에서 고객 정보 관리는 당시 최기의 카드사 설립기획단장이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진행해 당시 지주사 사장인 임 회장은 책임질 위치가 아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건호 행장은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위법·부당 행위를 감독기관이 인지하기 전에 자진 신고한 자는 제재를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진술했다. 도쿄지점 대출 비리에 대해선 당시 자신이 책임질 위치가 아니었다는 점을 소명했다.

이 같은 소명에도 금융당국은 이들에 대한 중징계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재심의가 끝난 게 아니라 단언해 말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소명은 충분히 예상했던 수준이라 제재 수위를 바꿀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로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에 대한 제재는 이날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논의 시간이 부족해 내달로 연기됐다.

1억여건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국민카드와 농협은행, 롯데카드의 경우 사고 당시와 연루된 전직 대표이사 및 전산담당 임원은 모두 해임 권고를 사전 통보받았다. 5년간 금융권에서 활동을 못한다는 단서까지 붙었다.

사고와 관련된 임직원 대부분에게도 문책 경고 수준의 중징계가 사전 통보됐다. 제재 대상은 정보 유출 규모가 가장 큰 국민카드가 가장 많다.

관심을 끌었던 ING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대한 제재도 다른 심의에 밀려 내달로 연기됐다. 금감원은 ING생명에 대해 경징계와 과징금을 사전 통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