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원·달러 환율 1,010원선이 6년 만에 무너졌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5원 내린 달러당 1,009.2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01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종가 기준으로 2008년 7월 29일(1,008.8원)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강해진 영향을 받아 1010원선을 내줬다.
긴박해진 외환당국은 달러당 1,010원선이 무너지자마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실무자 공동 명의로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은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기업과 역외 등 수급 주체들의 거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시장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 당국 구두개입은 예전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101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것도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되고 있는데다가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마저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세자릿수 진입이 한층 더 가시화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로 달러 강세(원화 약세) 압력이 생기면,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는 상반기보다는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외환당국이 개입할 것이란 경계감에 하락 폭이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달러당 1,000원을 앞두고서 경계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말 한국의 외환시장이 자유변동환율 제도로 전환된 이래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진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6년 1월부터 2008년 4월까지의 약 27개월간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