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 가운데 위안화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위안화예금은 119억7천만 달러(약 12조705억원)로 한 달 전보다 6억4천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6월 2억6천만 달러에 불과했던 위안화 예금은 1년 만에 50배 가까이 폭증했다. 고금리를 좇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중국계 외국은행 지점에 예금을 대거 늘렸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원화 예금금리는 평균 2.8%이지만, 중국계 은행의 위안화 예금금리는 3.3% 수준이었다. 지난달 위안화 예금이 증가한 것도 기관투자자들이 중국계 외은지점에 예치한 금액이 14억2천만 달러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위안화 예금 증가 폭은 조달 비용이 증가해 최근 들어 둔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로 조달 비용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위안화 예금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위안화 직거래가 되지 않아 위안화가 필요할 때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서 이를 다시 위안화로 바꿔 거래해야 했다. 수수료가 두 차례 발생한다.
최정윤 한국은행 조사역은 "위안화 조달 비용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위안화 예금이 늘어날지는 직거래시장 활성화 추이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96년 엔화 직거래시장을 만들었지만, 수요가 부족해 4개월 만에 시장 문을 닫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