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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셋값 치솟아…전세가율 70% 지역 '속출'

[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전세값이 계속 오르면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이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줄었다는 뜻으로, 최근 전셋값 상승 속도가 매매가 상승 속도보다 빨라 전세가율이 계속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전세금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6.3%로 2001년 12월 전세가율 66.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이 69.2%로 작년 말보다 2.4%포인트 올라간 것과 비교해 수도권상승률은 올해 들어 3.6% 올라 전국 평균 상승률보다 더 가팔랐다.

수도권에서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율이 67.8%로 가장 높았고, 인천이 65.0%, 서울이 64.6% 순이었다. 특히 인천은 전세가율이 올해 5.0%포인트로 가장 많이 올랐다. 경기와 서울은 올해 각각 3.6%포인트, 3.2%포인트씩 높아졌다.

수도권 각 지역에서도 아파트 전세가율 70% 초과 지역이 빠르게 늘었다.

수원시 권선구(70.0%), 안양시 만안구(70.6%) 등 2곳이 아파트 전세가율 70%대 지역에 지난달 처음 이름을 올렸다. 안성시(지난달 전세가율 70.2%)는 올해 8월, 오산시(71.1%)는 6월에 처음 70%를 돌파했다.

수원시(71.3%), 안양시(71.1%)는 3월, 안양시 동안구(71.3%)는 1월 70%를 넘겼다. 수원시 장안구(72.7%), 영통구(72.1%), 군포시(72.8%), 의왕시(72.7%) 등은 작년 12월 70% 벽을 뛰어넘었다.

화성시(75.8%)는 올해 4월 처음 70%를 넘겼다. 화성시는 올해 들어서만 전세가율이 9.1%포인트나 올랐고 동탄신도시 아파트들의 전세가율이 80∼90%를 넘나들면서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또한, 고양시 덕양구(69.8%), 부천시 원미구(69.7%), 용인시 기흥구(69.7%) 등도 70% 선에 바짝 다가서 조만간 이 선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는 부평구(69.3%)가 올해 6.4%포인트 오르며 70% 초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에서는 올해 3월과 8월 성북구(71.8%)와 서대문구(71.0%)가 각각 70%를 넘겼다. 동대문구(69.5%·올해 6.3%p↑), 중구(69.2%·4.7%p↑), 관악구(68.9%·3.2%p↑), 구로구(69.2%·4.9%p↑), 동작구(69.1%·5.3%p↑) 등도 연내 70% 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전셋값이 올라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밀려나는 수요도 많아져 수도권 전셋값도 함께 올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가율이 높아질수록 집주인이 집을 팔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의 위험이 커지는 등 서민들의 거주 환경이 열악해질 우려가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