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 지도부가 한목소리로 추가 부양 의지를 다진 것으로 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2년 사이 바닥으로 주저앉는 등 시장이 반색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정례 통화정책이사회를 끝내고 나서 회견에서 "필요하면 시의적절한 추가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 만장일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로이터 통신이 앞서 "추가 부양을 놓고 ECB 지도부의 견해차가 심화했다"고 보도한 것을 의식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시장 일각에서 ECB가 내년 초 국채까지 사들이는 완전한 양적완화를 시행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또다시 제기됐다.
코메르츠방크의 외르그 그래머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이사회가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음을 드라기가 강조했다면서 따라서 "(드라기) 회견에서 그런 시사가 나오지 않았지만, 내년 초 (완전한) 양적완화가 실행될지 모른다고 여전히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런 관측은 유로 환율에 즉각 반영됐다.
블룸버그 집계에 의하면 달러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6일 오전 뉴욕에서 0.4% 하락해 한때 유로 당 1.2396까지 내려갔다. 이는 2012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로 가치는 엔화에 대해서도 이날 0.4% 하락해 유로당 132.53을 기록했다.
엔에 대한 유로 가치는 이날 드라기 발언이 나오기 전만 해도 10개월 사이 최고치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반면, 드라기의 '구두 공세'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왔다.
시카고 소재 BMO 프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투자책임자(CIO)는 "드라기의 (정책) 운신 폭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이라면서 "그의 구도 공세가 (더는)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오는 19일 공개되는 ECB 통화정책이사회 회의록에서 이와 관련한 더 자세한 시사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