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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스마트폰 따라잡고 노트북까지 출시하면 그 다음은?

샤오미의 스마트폰
샤오미의 스마트폰

중국 시장에 남아있기 점점 더 힘들어진다.

샤오미는 별 걸 다 만든다. 스마트폰부터 체중계, 멀티탭, TV, 에어컨, 공기청정기, 수면등까지... 설립된지 4년이 갓 넘은 기업인데도 삼성 못지 않게 제품 종류가 다양하다. 가격이 싼데다 디자인도 감각적이고 성능도 괜찮아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노트북까지 출시하면 삼성 전자와 그야말로 '전면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륙의 애플'이란 이름이 붙은 애플 맥북을 쏙 빼닮은 합성사진이 온라인을 돌아다니고 있다.

샤오미가 내년에 노트북을 출시를 고려한다는 소식에 많은 언론이 삼성전자의 호재를 외쳤다. 샤오미가 노트북에 탑재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삼성으로부터 공급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산업 경쟁국이자 거대 시장이기도 한 중국의 현 상황을 보면, 삼성이 샤오미의 부품 공급에 만족하는 건 그리 현명한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큰 이윤을 준다는 보장이 있더라도 말이다.

한국은 2009년부터 휴대폰, 노트북 PC 등 통신정보기기 산업에서 중국에 대한 비교열위가 고착화되고 있다. 중국 기업은 자국에선 물론이고 전자산업 강국인 일본에서도 한국 보다 높은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일본이 소니란 거대 전자 기업의 연고지임에도 불구하고 샤오미나 화레이 등 중국 제품을 많이 구매하며, 삼성보단 중국 브랜드 제품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정보통신기기산업의 국제경쟁력 비교'에선 중국 기업이 일본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는 속도는 이미 한국을 추월한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은 완제품은 중국에, 부품산업은 일본에 밀려 동북아 시장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 최근엔 엔저 현상에 휘둘려 수출경쟁력에서 일본에 뒤쳐질 정도로 기반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한국 기업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지나치게 높여 레드오션에 스스로 뛰어들었다. 과거 첨단 산업 불모지였던 중국은 기회의 땅으로 불렸지만 이름 있는 내수 기업을 생각보다 빠르게  배출하기 시작했고, 중국 정부가 내수 중심 성장전략을 추진한 덕에 토종기업이 국내 수요를 차지했다. 가공무역을 줄이고 기술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키운 결과, 수직적이던 한-중 간 생산분업관계가 중국에 유리한 수평적 경쟁관계로 바뀌었다.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이 어느새 해외 기업이 진입하기 힘든 시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 상태가 고착화된다면 한국은 머지않아 중국에 완제품은 물론 반도체 등 부품도 수출하지 못하게 된다. 중국 경제 위기가 심화돼 소비심리가 하락하면 시장은 더 좁아질 것이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 과거 아이폰 1세대를 내놓은 애플처럼 세계를 꼼짝 못하게 만들 제품을 개발하던지, 아니면 조용히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