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 에어'의 디자인은 티볼리보다는 못하지만 이 차량의 특징인 트렁크 공간이 주는 장점, 즉 공간 활용성이 구매력을 자극할 것이다.
차명의 '에어(Air)'는 공기를 뜻한다. 제조사는 공기가 창조적 생명 활동의 필수적 요소인 것처럼 SUV 본연의 다양한 활동을 제약 없이 즐기기 위해 동급 최대의 용량으로 극대화된 적재공간을 제공하며, 유저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자유롭고, 열정적이며, 즐겁게 변화시키는 토대가 된다는 의미에서 결정됐다고 설명한다.
그 뜻이 명확히 와닿지는 않지만, SUV의 필수적인 요소인 공간활용이 이 차량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에어'라는 말이 붙어 출시 전에는 해당 차량이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무척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 알고보니, 넓은 트렁크 공간을 갖춘 차량의 등장을 알리는 것이었다.
시승차는 루프박스가 올려져 있는 차량이었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티볼리와 큰 차이는 있지 않다. 공간이 이 차량의 장점이고 범퍼와 후미등 디자인에서 차이점이 쉽게 발견된다. 티볼리 에어의 차체는 티볼리보다 25cm 길어졌다. 범퍼는 전용 범퍼인데, 바벨의 형상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역도나 근육 단련 훈련에 쓰는 강철로 된 기구말이다. 재밌는 점이다. 디자인적으로 티볼리 보다는 단정한 느낌을 준다고 느껴졌다.
그릴을 '숄더 윙'이라고 부르는데, 접영을 하고 있는 수영선수의 어깨선 등에서 본떴다고 한다.
그러나 후면의 경우는 티볼리 디자인이 훨씬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티볼리를 늘려놔 어색한 느낌이 많이 느껴져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았고 테일램프 디자인도 티볼리에 비할 바가 못된다. 그만큼 티볼리의 디자인이 잘 만들어졌다.
실내는 티볼리과 동일한 모습이다. 뒷좌석 공간은 역시 훌륭했다. 180cm 성인 남성이 앉기에 당연히 부족함이 없다. 차체의 뒷쪽이 길어지며 머리 공간은 더 확보됐다. 뒷좌석은 32.5도 뒤로 젓힐 수 있다.
중요한건 트렁크다. 트렁크 공간은 720리터다. 이에 비해 티볼리는 423리터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6:4 분할접이식 뒷좌석을 접으면 총 1440리터에 달하는 공간이 확보된다. 티볼리 에어의 진가는 여기에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티볼리 에어 차체에는 71.1%의 고장력 강판이 사용됐다. 동급에서 가장 많다. 주요 10개 부위에는 핫프레스포밍 공법으로 가공해 일반 초고장력 강판(600Mpa 이상)보다 2배 이상 높은 1500Mpa급의 강성을 갖춘 초고장력 소재를 사용해 충돌 시 차체 변형을 최소화함으로써 탑승자의 안전을 확보했다는게 제조사의 설명이다.
시승을 통해 받은 인상 가운데 가장 돋보였던 건 주행 성능이었다. 너무 잘 달려줘 믿음직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티볼리에서 받았던 느낌 그대로였다.
티볼리 에어는 1.6리터 e-XDI160 디젤 엔진과 아이신제 자동6단 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은 115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30.6kg.m(1500~2500rpm)이다. 부족함 없는 주행 감각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받았다.
경쾌한 주행을 보였으며 승차감은 부드러운 느낌이었고 정숙성은 티볼리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티볼리 에어의 공인 연비는 13.8 km/ℓ(2등급)인데, 대부분의 주행상황에서는 12km/ℓ대를 유지했고 정속주행 시에는 14km/ℓ가 기록되기도 했다.
차량 구입 상황에 있는 이의 목록에 이 차량이 있다면, 그리 많은 고민을 하지 않게 되리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그만큼 신뢰감을 주며 듬직하다. 가격대도 1949~2449만원이라 큰 부담을 주지도 않는다. 티볼리와도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티볼리는 좋아하지만, 트렁크 공간에 아쉬움이 있는 이들이 이 차를 구매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에 이어 새로운 스타일과 상품성으로 업그레이드된 차량이다. SUV 본연의 용도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이미 티볼리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이가 공간을 더 고려한다면 티볼리 에어로의 선택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