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부산 감만동에서 일어난 현대자동차 SUV 싼타페 차량의 교통사고로 고압펌프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고 차량은 지난 2000년 1세대 싼타페로 알려지고 있다. 1세대 싼타페는 출시 이후, 고압펌프 이상으로 인한 조향 불량 및 연료누출 문제가 꾸준히 제기 돼 왔었다.
누리꾼들은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며 한결같이 급발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만큼 1세대 싼타페에 대해 조향 및 속도제어 불량 문제가 제기 돼 왔던 터였다.
현재 차주들은 이 사고에 대한 원인에 대해 고압 펌프 불량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서 일부 차주들은 고압펌프 고장으로 겪었던 급발진과 유사한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물론 아직 국내에서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판결을 보면, 급발진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운전 미숙이라는 판결을 받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보면, 급발진이 의심되고 있다. 운전 미숙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사고 차량에 탑승해 있던 이들과 관계된 한 가족의 부산일보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운전자는 택시 운전을 해왔고, 그가 이런 황당한 교통 사고를 냈을리 없다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택시 기사가 페달의 위치를 착각했다고는 생각하기 쉽지 않다. 설사 그랬다고 하더라도, 당시 상황을 보면 충분히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보인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07년 고압펌프 연료 비침 현상을 이유로 싼타페 디젤 차량에 대한 무상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른 것이었다. 2000년 11월 15일~2004년 12월 30일까지 생산된 차량이 대상이었다.
당시 현대차는 오히려 고압펌프 고장이라면 엔진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는 설명을 했다.
이어 2004년 이후 생산된 싼타페에서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는 제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콜 기준에 대해 완성차사와 정부가 안전과 관련된 부품을 폭넓게 봐야할 것"이라며 "소비자원과 제조사가 안전을 기준으로 한 리콜 기준을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압펌프는 자동차에 연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현재까지는 사고 차량이 고압펌프 문제가 있었던 모델인지는 알려지지 았았다.
고압펌프가 차량 외부로 터지지 않고 내부로 터지게 되면 엔진 이상을 일으켜 차량 속도가 치솟고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압펌프는 중요 부품인데, 여기에 이상이 발생하게 되면 차량 제어가 어려워지게 된다. 고압펌프에 이상이 생기면 안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 있다.
반면 고압펌프 문제가 아닌, 브레이크 고장이 원인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이 CCTV를 통해 사고 당시 차량을 확인한 결과, 후미등이 켜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