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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분실

                                            - 해원

비오는 날 아침 택시타고 가다가
나도 모르게 휴대폰 잃어버리고
돌아오지 않는 휴대폰 원망하다
잘못한 사람이 나임을 문득 알고
망연자실 허탈하게 웃고 말았네

알고 있는 모든 사람 다시 생각하고
기억을 더듬고 이웃에게 물어서
다시 소통망을 대충 구축하고 나서야
오랜 친구 휴대폰이 날 떠난 대신
오랫동안 잊고 있던 나를 찾았네

다시 찾은 내 모습 잎 떨어진 늦가을 나무
머리에는 흰서리가 앞뒤로 가득 내리고
마누라 아들 전화번호 수시로 잊고
아침에 들고 간 우산 저녁에는 빈손
잊고 또 잃는 가벼운 삶이 어울린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