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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리움

                                                              - 해 원

옛날 옛적 코흘리며 책보메고 학교 다니던 시절
마음속으로만 좋아하던 소녀가 있었다네
학교 앞 우물가에서 웃음짓던 조그만 소녀
단발머리에 눈이 동그란 초등학생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고
어느 날 문득 그 소녀가 보고파서
학교 앞 그 우물을 찾아 갔다네
흘러간 세월이 얼마인지 생각도 않고
무작정 그 우물가로 걸어 갔다네

그러나 그 조그만 소녀는 보이지 않네
두레박이 몇 차례나 오르내리고
청개구리 몇 차례나 오고 갔건만
눈 동그란 소녀는 보이지 않네

아! 아! 안경 끼고 열심히 돌아보아도
그 소녀 흔적조차 찾을 길 없네
머리 위를 스치는 바람결에도
코앞을 번져가는 꽃향기에도
그 소녀 웃음은 보이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