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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돌부처

                                                    - 태허

늙은 할매 무릎꿇고 정성다해 절하여도
돌부처는 그대로 넌지시 앉아있고
어린 동자승 곁눈질하며 절하여도
돌부처는 그대로 말없이 앉아있네

평생 보시하며 살아온 노보살이
오늘도 많이 주며 살게 해달라고 빌어도
돌부처는 아무런 표정없이 앉아있고
남의 물건 훔치기 좋아하는 아줌마가
마음에도 없는 참회를 되 뇌이며 넙죽 절해도
돌부처는 그냥 그대로 앉아 있기만 하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언제나 변함없이
같은 대우를 하고 앉아 있는 돌부처는
단단한 돌이라서 그러한가
자비로운 부처라서 그러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