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영 종
지나고 나면 노루꼬리처럼 짧고
오기를 기다리면 뱀처럼 길다
즐겁다고 잡으려니 손가락으로 빠져 나가는 연기 같고
괴롭다고 떨쳐버리려니 동아줄 되어 뒷 발목 잡아당기네
이래도 저래도 지나간 한 세월은
소리 없이 스쳐가는 한 아름 바람이어라
때로는 뚜렷이 자취를 남기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런 흔적 남기지 않기도 하네
지나간 세월은 유유히 흐르는 강물따라 흐르고
다가오는 세월은 깊은 바닷물에 그 자취를 감추고 있네
흘러간 세월은 덧없이 가는대로 그대로 두고
오는 세월 아침 해는 두 손 모아 기도로 맞이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