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계 빚 잔액이 1년 동안 110조 원가량 증가했다. 3분기에만 45조원이나 늘었다. 분기 증가 규모론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올해 3분기에 부동산에 ‘영끌’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17조4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신용대출과 마통(마이너스통장)에 수요가 몰리면서 동원하는 사람들로 ‘기타대출’은 22조1000억원 폭증했다. 이는 작년 한 해 기타대출 증가규모에 비슷한 수준이다.
▲영끌·빚투에 3분기 신용대출 급증…3분기만 45조 늘어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 빚은 2분기 말 대비 44조9000억원 늘어나며 총 1천682조1000억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현재 잔액은 1천585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890조4천억원)은 3분기에만 17조4천억원 불었다. 증가폭이 2분기(14조8천억원)보다 더 커졌고, 2016년 4분기(24조2천억원) 이후 3년 9개월 내 최대다.
▲주담대 조이니 신용대출·마통으로 몰려…사상 최대
정부의 각종 대출규제로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대출 등 ‘기타대출’에 대출 수요가 몰렸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695조2천억원)도 3분기에 22조1천억원이나 급증했다. 증가액은 2분기(9조4천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급증 현상에 대해 "3분기 중 주택매매, 전세 거래량이 2분기나 작년 3분기보다 늘었기 때문에 주택자금 수요가 있었고, 주식자금 수요도 있었다"며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까지 늘면서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최대 분기 증가액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추이를 창구별로 보면 2분기 말과 비교해 예금은행에서 26조원,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은행은 아니지만 예금을 취급하는 기관에서 3조1천억원,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10조4천억원의 대출이 늘었다.
3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96조6천억원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에서 5조4천억원 늘었다. 분기 증가액을 기준으로 최대 기록이다.
송 팀장은 "1분기나 2분기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소비가 회복됐고,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온라인 구매가 늘면서 판매신용 잔액이 급증했다"며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2일) 때문에 카드대금 결제가 10월로 이연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