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외교수장들이 영국에 모여 대중 동맹 결속을 다지고 포위망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G7 외교·개발장관회의가 10∼12일(현지시간) 올해 의장국인 영국의 리버풀에서 개최된다.
G7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유럽연합(EU) 간 협의체다. 이에 더해 'G7+4'인 한국,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도 초청됐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메시지는 대중 압박이다. 아세안 국가들까지 처음으로 초청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직전 미국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민주주의 강화와 인권 증진 등을 내세우며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을 규합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의 연장선이다.
미국의 가치 의제에 적극 공조해온 영국의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은 G7 외교장관회의에서 '자유의 네트워크'(network of liberty) 구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베이징 올림픽 외교 보이콧 등의 조치가 논의될 수도 있다. 미국 주도의 보이콧에 이미 미국·영국·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는 모두 동참했고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 미국의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도 전체 합류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로선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며 일단 거리를 둔 상태다.
G7 외교·개발장관회의는 5월 런던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대면으로 열린다.
그 사이 의장국인 영국의 수장이 트러스 장관으로 바뀌고 독일의 안나레나 배어복 외교장관,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 등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대면 회의를 강행키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중국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 국제 지정학적 이슈 백신,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기 회복, 양성평등 등 뜻을 함께하는 국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사안이 많다는 점도 사유로 풀이된다.
다만, 남아공 등 일부 국가는 화상으로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정의용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간의 양자회담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크다.
정 장관은 지난달 10일 취임한 하야시 외무상에게 축하 서한은 보냈지만, 아직 전화 통화도 하지 못했다.
전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5월 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양국은 한미일 회담에 이어 별도 회담을 했다.
한일관계가 강제징용과 위안부 판결 등을 둘러싸고 경색된 상황이어서 지금으로선 회담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밖에 미국과 양자회담 등이 열리고 종전선언 관련 논의에 진전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