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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국 공장 반도체 제재 유예해도 혼란 가능성 존재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서는 허가를 받지 않아도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수 있다고 통보한 가운데 전문가는 이에 따른 혼란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미국의 반도체 검사, 계측 장비 업체 KLA를 비롯해 램 리서치는 중국의 국영 반도체 생산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에 파견했던 기술자와 직원들을 철수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와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AI)에 쓰이는 반도체 칩 수출을 제한 조처는 지난 7일부터 시행했다.

미국 기업이 특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장비와 기술을 중국에 판매할 경우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중국 기업이 소유한 생산시설에 쓰일 장비라면 이른바 '거부 추정 원칙'이 적용돼 수출이 사실상 금지되며, 외국 기업이 소유한 생산시설에 대해선 개별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조처에 1년 유예 됐다는 사실이 확인돼 이들 기업의 중국 공장은 반도체 장비를 추가 도입하거나 유지 보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 상무부는 1년간 SK하이닉스가 장비를 문제 없이 수급할 수 있도록 하고, 1년 후는 매년 라이센스를 받도록 하였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정책을 발표한 뒤, 법안을 마련하고, 기업의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연합뉴스 제공]

문제는 상무부의 제재가 어디까지 가느냐다.

황민성 연구원은 "중국산 반도체를 사는 것도 금지할 수 있다"며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이 예상되고,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렇다고 미국으로써는 함부로 제재를 결정할 상황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만드는 것은 대부분 중국 내수용으로 소비되지만, 주요 고객사는 애플, 델, HP 등 미국 회사"라며 "결국 최종 소비자의 다수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통제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이번 유예 조치로 삼성이나 SK 공장에 배치된 장비업체 인력을 당장 빼지는 않는다는 의미여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에도 이같은 방침을 통보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TSMC는 향후 1년 동안은 중국 난징 소재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수 있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대 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훼손되는 등 의도치 않은 결과가 초래되는 것을 막는데 분주한 상황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