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유력시되는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는 미중 갈등과 저성장 국면에서 어떤 경제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번 당대회는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로 중국 전역에서 2천296명의 대표가 모여 중앙위원 200명 선출한다. 때문에 중국 공산당의 헌법인 당장(당헌)은 "당의 최고 영도기관은 당의 전국대표대회와 그것이 만드는 중앙위원회"라고 규정할 정도다.
중앙위는 당 대회의 결의를 이행하고 당의 모든 업무를 지도한다. 그리고 매기 1차 전체회의(1중전회) 때 중앙정치국 위원(현재 25명)과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 위원(현 7명), 그리고 최고 지도자인 당 총서기를 뽑는다.
때문에 가장 눈여겨 봐야할 점은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 구성이다. 현재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시진핑 국가주석(당 총서기·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겸임), 리커창 국무원 총리,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왕후닝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위 서기, 한정 부총리(이상 서열순)다.

시장은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가 이번에 물러나고 왕양 정협 주석이 2인자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나머지다. 같은 공청단 출신인 후춘화 정치국 위원이 상무위원에 포함되면 시진핑 주석의 장악력이 강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왕양과 후춘화는 중국 개혁개방의 일번지로 꼽히는 광동성 서기를 거쳤고 그들이 속한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계파는 개혁 개방에 좀더 우호적이다.
반면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창, 딩쉐상 등 인물들이 상무위원에 포함된다면, 시 주석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이들이 상무위원회에 진입한다면 시 주석의 좌파 이데올로기 정책은 더 강화될 수 있다.
중국 경제 정책은 '쌍순환(수출 주도형 경제 체제를 개선하고 내수를 확대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으로 대표되는 전략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중 갈등 속에 군사력을 증강해야 하고 목소리를 내려면 경제성장, 기술독립, 내수진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가장 높은 확률로 부동산 정책의 추가 완화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본다. 중국의 부동산 관련 재정수입은 올해 사상 두번째 역성장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중국 통화정책은 확장형으로 계속 나갈 가능성이 높다. 낮은 물가와 에너지 가격 통제력, 통화바스켓 대비 환율 강세를 기반으로 확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여기에 '제로 코로나' 전략과 방역 지침에 대한 점진적인 변화 가능성 주목된다.
하나증권 김경환 연구원은 "보수적인 시나리오는 국무원 총리와 국무위원이 새롭게 출범하는 3월 전인대 전후로 예상한다"며 "11월말 중앙 정치국회의 전후로 본격적인 정책 변화는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관건은 이후 성장 정책의 변화 여부"라며 "중국 정부정책이 성장 우위로 변화되더라도, 시점은 관료들에 대한 인사가 끝나는 내년 1분기 중후반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정치국 상무위원 구성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힘이 절대적인지, 그렇지 않은지, 정책 변화의 여지가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며 "차기 중국 지도부의 성격과 제로 코로나 완화는 내년 중요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허재환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는 강력한 통화 정책과 부양책을 써야할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븐 바넷 IMF 중국 주재 대표는 14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3.2%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경제학자들이 중국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 대비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한 내용보다 더 낮다. 지난 8월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인 4.8%에는 한참 못 미친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로 정한 중국은 2분기 '0.4% 쇼크' 이후 3분기에 경기 부양을 위해 전력투구했다.
그러나 3분기 들어서도 가뭄·폭염으로 인한 전력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면·부분 봉쇄가 이어지면서 내수가 둔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수출도 감소하면서 안팎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공산당 중앙당교의 한바오장 경제학부 주임은 지난달 28일 한 화상 세미나에서 "특히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분명한 시간표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에 전례 없는 압박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20차 당대회는 시 주석의 3연임 뿐 아니라 경제살리기에도 성과를 내야하는 숙제를 안게됐다.
싱크탱크 안바운드의 찬쿵 분석가는 SCMP에 "중국은 아시아 경제에서 주도적 지위를 상실했다"며 "중국이 가능한 한 정말로 피해야 하는 것은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경제적 피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