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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곧 방한, 재계의 사우디 키워드

사우디 왕세자 곧 방한, 5대그룹 총수 만남 재연될지 관심
주요 기업들, 사우디 인사와 접촉하며 협력 확대
사우디, 네옴 시티와 함께 뉴테크 투자에서 두각 드러내

석유대국 사우디 아라비아의 실질적 통치자로 평가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오는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다.

최대의 관심사는 빈 살만 왕세자와 대기업 총수들의 만남이 이번에서 성사될지 여부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9년 방한 당시 삼성 승지원에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돌발 간담회를 가졌다. 즉 예정에도 없던 일정을 갑자기 가진 것이다.

깜짝 회동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이재용 신동빈 최태원 구광모 정의선 2019년
2019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예정에 없던 간담회가 열린 삼성 승지원 당시 모습.

당시 승지원을 찾은 빈 살만 왕세자는 이들 총수들과 글로벌 경제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투자를 당부했고,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전 2030'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빈 살만 왕세자가 이들 총수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2019년 방한 당시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재계 총수들과의 만남을 요청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도 방한 성과를 내기 위해 사우디 측에서 회동 요청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이재용 회장과 사우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끄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이미 상호 협력 시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다시 만날 가능성은 존재한다.

정의선 회장과 만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교통수단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SK그룹과는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대한 글로벌 투자 확대라는 점에서 사우디 측과 공통분모가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의 회동 가능성도 있다.

HD현대 정기선 현중 현대중공업 사우디아라비아 2022.11.11
HD현대 정기선 대표와 사우디 칼리드 알팔레 투자부 장관이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그러면서 사우디 인사와 접촉하는 행보도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의 정기선 대표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만나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우디 아람코와 추진 중인 합작조선소와 엔진 합작사의 진행 과정을 점검하고, 향후 추진할 프로젝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러면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사우디 경제·사회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과 관련해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기선 대표는 "사우디와의 협력관계는 사우디 산업 발전, 그룹 성장과 함께 지속해서 발전해왔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전선도 같은 날 알팔레 장관을 만나 대한전선이 추진하는 사우디 초고압케이블 생산 법인 설립을 포함해 현지에서의 중장기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대한전선이 속한 호반그룹의 김선규 회장도 참석했다. 대한전선은 지난 6월 사우디 설계·조달·시공(EPC) 회사인 알 오자이미 그룹과 합작 법인 설립 계약을 맺고 현지 초고압케이블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대한전선의 나형균 사장은 "이번 현지 공장은 대한전선이 해외에 짓는 첫 초고압케이블 공장인 만큼 회사 경쟁력 축적과 사업 확대에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선규 회장은 "대한전선의 전력망 인프라 사업 분야뿐 아니라 호반그룹의 전문 영역인 건설 토목 분야에 대해서도 투자와 협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우디, 네옴 시티 외에도 에너지 에너지 협력 방안 논의

사우디 아라바이의 소식중 가장 큰 관심은 받은 것은 미래 도시 사업인 네옴 시티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6년 '비전 2030' 프로젝트를 통해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을 적용한 최첨단 도시인 네옴 시티를 발표했다. 주거 지역인 더 라인만 해도 길이 170km에 달하며 면적은 서울시의 40배가 넘는다.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5000억원(664조원)을 책정했다. .

수소도 눈에 띈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일 에너지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했는데 양측은 수소 정책, 모빌리티, 암모니아 발전 등 분야에서 수소 협력을 체계화 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 기업이 사우디의 '수소 등 저탄소 청정 에너지 공급망 허브'로 자리매김 하는데 있어 참여하고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사우디의 여러 프로젝트 중 네옴 시티의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은 맞지만, 최근 계속해서 추가적인 프로젝트들이 발표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며 "원자재 강세의 지속과 함께, 사우디에서 추가적인 정책 발표도 잇따를 것이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2022.11.07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7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회의(COP27)의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대전환의 사우디 아라비아

KB증권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의 투자는 대전환을 이루고 있다. 나라의 장기 투자 방향성이 국채와 외환 보유고에서 주식 중심의 포트폴리오 투자로 바뀌었고 미래를 대비한 행보도 유가 강세 국면이 종료된 이후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즉 기술확보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의 투자 동향) 포트폴리오가 주로 뉴 테크 종목들에 집중되어 있다"며 "사우디의 투자가 가리키는 방향은 결국 '첨단기술 분야'라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 사우디가 투자를 확대하는 분야는 설비투자 또는 기술투자의 관점에서는 친환경 (원전), 스마트시티 등이 대표적이며, 기술투자 또는 금융투자의 관점에서는 모빌리티 (전기차, UAM), 소프트웨어 (인터넷) 등이 대표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맞춰 빈 살만의 방한이 사우디의 대전환과 궤를 더욱 갈이 할지 주목된다. 국제유가의 슈퍼 사이클 시대에 접어든 지금 세계의 돈이 흘러드는 곳은 석유대국 사우디아라비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