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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회장이 공들인 ASML, 경기도 화성에 시설 구축

ASML, 경기도 화성 동탄에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한국기업과 협력으로 한국산 수리부품 비중 50%까지 확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도 기공식 참석 가능성

세계 1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 기업이자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이 한국에 시설을 구축한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도 본사를 방문해 회사 경영진과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ASML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16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리는 뉴 캠퍼스 기공식 참석차 방한했다. 뉴 캠퍼스는 2024년 말 완공을 목표로 2400억원이 투입된다.

ASML 경기도 화성

ASML은 이 곳에 심자외선(DUV)·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관련한 부품 등의 재(再)제조센터와 첨단기술을 전수하기 위한 트레이닝 센터, 체험관 등을 짓는다.

베닝크 CEO는 15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객사와 협력이 중요해진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고객의 비즈니스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재제조 사업도 대규모로 할 것이기 때문에 고객사와 가깝게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재제조는 고장이 나거나 성능이 떨어진 부품을 활용해 새로운 장비를 만드는 것으로 부품 현지 조달이 가능해지고 한국에서 협력사 기반을 더 확대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중소기업과의 협력으로 국산 수리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10%에서 50%까지 높이는 계획도 나왔다. 이를 통해 한국과의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베닝크 CEO는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 시설은 동탄 도시지원시설 용지 약 16,000㎡ 부지에 1,500명 수용이 가능한 클러스터에 입주할 예정이다. ASML과 경기도는 지난 해 11월 경기도, 화성시와 투자협약식을 맺은 바 있다.

피터 베닝크 ASML
반도체 노광 장비 선두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의 피터 베닝크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화성 '뉴 캠퍼스' 청사진 공개 행사에 참석해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생산량 늘려야 하는 ASML

ASML에게 있어 지금은 생산량을 늘려야 할 때이다. 경기침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음에도 반도체 생산량은 계속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ASML은 이전보다 생산을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인베스터 데이를 가진 ASML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2020~2030년 사이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9% 성장하여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증권 문준호 연구원은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이 월간 78만 웨이퍼 이상 혹은 연평균 6.5% 이상 증가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추정한다"며 "(ASML은) 이에 맞추어 작년 Investor Day 대비 확대된 생산 계획과 가이던스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특히 EUV는 투자 지연이 어려운 품목이다. 문준호 연구원은 "수요 둔화, 매크로와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되어도, 선단공정에 대한 투자는 지연이 불가하다"며 "이는 선단공정의 열쇠인 동사의 EUV 장비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기 어려움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ASML이 다운사이클에서도 차별화되는 이익을 낼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ASML 네덜란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와 촬영한 기념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재용-베닝크, 이번에도 만날까.

한편 기공식에는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 참석해 ASML사의 노광장비 재제조·트레이닝 센터 착공을 축하할 예정이다. 특히 ASML 장비 확보에 공을 들여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기공식 참석 가능성도 나온다. 베닝크 CEO도 이번 방한 기간 이 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기공식이 접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EUV 노광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베닝크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현지 관계자와 반도체 장비를 점검한 바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당시 이 회장은 ASML 경영진과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베닝크 CEO는 기자간담회 이후 "내일 이재용 회장을 만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늘 고객을 만난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6일 기공식에 삼성전자에선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참여한다고 되어있을 뿐 이재용 회장에 대한 내용은 없다. 삼성전자 CTO는 정은승 사장이다.

때문에 기공식 이후 별도의 회동 가능성 예상할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