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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한형 해제 기대감, 미디어 관련주 급등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23일 한국증시에서 미디어주의 급등을 불러 일으켰다.

시작은 윤석열 대통령실의 발표였다. 대통령실의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중국 OTT에서 우리나라 감독의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다"며 "6년간 중국에서 수입이 금지된 한국 영화 서비스가 개시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한중정상회담에서 문화·인적 교류 중요성,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공감했다"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OTT 조치로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변호텔
한국 넷플릭스에 올라와있는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 [사진=넷플릭스 캡처]

중국 OTT 플랫폼 '텅쉰스핀(騰迅視頻·텐센트 비디오)'에는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인 '강변호텔'이 '장볜뤼관(江邊旅館)'이란 제목으로 서비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2020년작 영화 '오! 문희'(정세교 감독)가 작년 12월 중국 본토에서 개봉되며 한한령 이후 6년여 만에 중국 상영관에서 관객들과 만난 한국영화로 기록됐다. '사임당 빛의 일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일부 한국 드라마들도 중국에서 방영됐다.

중국 정부는 한한령 자체를 부인 하면서도 한국과의 문화 교류에 대해 개방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은 2016∼2017년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했고, 이후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 콘텐츠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조치 이후 중국에서 자취를 감췄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한국 영화가 중국 OTT에 서비스된 데 이어 한국 영화에 대한 추가적 개방 조치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15일 한중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이 소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시행한 적이 없으며, 중국 측은 한국 측과 인문 교류·협력을 전개하는 데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정상회담 비공개 논의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30년간 한중관계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면서 민간교류 확대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시 주석도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소통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한국증시에선 관련주의 강세가 일어났다.

이날 코스닥 지수에서 오락/문화, 디지털컨텐츠, 통신방송서비스 주식의 강세 뚜렷했다. 특히 중국 한한령 기대감이 업종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팀장은 "(한국증시는) 특별한 모멘텀/재로 부족으로 종목장세 펼쳐지는 모습"이었다며 "중국 한한령 기대감이 업종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OTT 플랫폼에 국내 영화가 6년만에 서비스되면서 한한령 해제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국내 콘텐츠뿐만 아니라 국내 아티스트들의 중국 내 공연을 허용하는 조치들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미디어 수출
[사진=KB증권 보고서 캡처]

증권가는 한한령 해제가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KB증권 최용현 연구원은 "한중 정상회담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의 문화 및 인적 교류 중요성을 강조했고, 시진핑 주석은 국내 영화의 중국 OTT 상영 조치로 화답한 것으로 해석한다"며 "정부 공식석상에서 한중 정상회담 성과로 언급했다는 점, 시진핑 주석 언급 내용을 고려한다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드라마 제작사와 중국 판매 드라마가 많은 제작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에 따르면 한한령 이전에는 국내 방송프로그램 수출 금액 내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30%였으나, 현재는 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한령이 해제된다 해도 그 이전처럼 될지는 미지수다. 중국 연예계 정풍운동으로 사상 단속과 문화 콘텐츠 규제가 엄격해졌다. 중국 정부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막고 과도한 팬덤 문화를 억제하는 등 대중문화에 있어 고강도 규제를 시행 중이다.

특히 공연 활동은 불안한 중국 내 코로나 상황이 최대 변수라 언제쯤 재개될 수 있을지 예단이 어렵다.

최용현 연구원은 "최근 OTT 및 캡티브 채널의 실적 부진으로 콘텐츠 제작사의 수익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중국 시장이 개방된다면 수익성 대폭 개선이 가능하다"며 "중국 판매가 가능해지면 콘텐츠 제작사는 판매처 다양화 효과로 추가적인 비용 부담 없이 매출액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해 진다"고 분석했다.

최용현 연구원이 예상한 수혜 기업은 콘텐트리증앙과 스튜디오드래곤 등이다.

하지만 무조건 한국 콘텐츠에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

한편 한국 외교 당국은 '한한령 장벽 낮추기' 등 한중 정상 간 합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조만간 양국 고위급 경제외교채널을 가동하고 이 자리에서 한국 콘텐츠 수출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