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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내리는데 실손보험료 오르는 이유

KB손보∙롯데손보,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대다수 손보사 따를 전망
실손보험료는 평균 8%대 인상...5년간 동결 부담 큰 듯
증권가, 손해보험업계 이익 증가 전망
생명보험업계, RP 매도 하고 신규∙재가입 독려 나서

내년도 자동차 보험료는 내리는 대신 실손 보험료가 두자릿수 인상된다. 고물가로 인해 고객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도 이들 보험료는 왜 엇갈린 방향을 보일까. 전문가는 내년 보험료 방향을 두고 실손보험료 인상에 의미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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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보험료는 소폭 인하, 여력은 충분

롯데손해보험은 22일 내년 1월 1일부터 개인용 및 업무용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평균 2.9% 인하한다고 22일 밝혔다.

자동차보험 대형 4사 중 한 곳인 KB손해보험은 전날 내년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0%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최대 2.5%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보험료의 경우 손해보험사들은 당초 1% 인하를 고려했으나 국민의 힘 등 정치권이 강력한 불만을 피력하자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도 동참해 최대 2%대까지 인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자율적으로 동참해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으며 내주 중후반쯤 자동차 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조정 폭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현대해상 역시 2023년 평균 자동차보험료를 -2% 인하할 것으로 언론보도가 나온다"며 "아직 발표하지 않은 대부분 보험사들도 이 수준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손해보험 업계와 협의를 통해 상생 방안을 논의해왔다. 자동차 보험료는 손해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2천만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사실상 국민 일상 보험이기 때문이다.

올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0%대로 추가 인하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 실손보험료, 수년간 동결 끝에 인상 결정

자동차 보험료와 달리 실손 보험료는 인상됐다. 실손 보험료가 5년 동안 동결된데다 보험사 손해율을 높이는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내년도 실손보험료는 평균 +8.9% 인상한다. 세대별로 1세대는 평균 6%, 2세대 9% 오르며 3세대는 평균 14% 인상 예정이다.

박혜진 연구원은 "5년 동안 보험료가 동결되어 지속 요구했던 3세대 실손보험료가 처음으로 인상되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그 동안 동결되었던 3세대 실손보험료 두 자릿수 인상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20년 2조5천억원, 지난해 2조8천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2조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과잉 진료 급증으로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132.5%에 이어 올해는 120%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낸다는 의미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역대급 수익을 내는 보험사들이 고객의 경제적 부담을 외면한다는 비난이 적지 않고 실손보험 또한 이런 상품을 설계한 보험사들의 잘못도 적지 않다는 비판도 있어 이런 분위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손해율 하락에 따른 이익 증가를 기대한다. 박헤진 연구원은 "11개 모럴해저드 항목에 대해 금융당국과 원수보험사, 경찰청 등 민관협조가 이뤄지고 있어 백내장을 비롯한 손해액 통제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내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상승할 것이나 위험손해율 하락에 따른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1~3분기 보험 실적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유동성 타격 생보업계, 당근 내놓고 RP 매도 적극적으로

이런 가운데 생명보험업계는 유동성 비율 하락에 직면해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유동성자산으로 보험금 지급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유동성비율은 지난 상반기 합산 기준 159.9%까지 하락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148.7%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앞으로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12년 하반기에 대규모로 판매한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올해 하반기에 도래하고 있다는 점과 하반기부터 은행 정기예금금리가 급등하며 저축성 보험과 퇴직연금에서 중도 해약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의 금리 상승은 보험료 수입 감소와 맞물려 생명보험 업계 실적을 크게 악화시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3곳의 1∼3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9천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7천478억원) 줄었다.

정태준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대응 방안으로 )최저보증금리를 예금금리에 견줄 정도로 인상해 저축성보험과 퇴직연금에 신규 및 재가입을 유도하는 방안과 흥국생명 사태 이후가능해진 RP(환매조건부매매) 매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단기차입금 한도를 확대하는 보험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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