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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장고 끝 IPO 연기...케이뱅크도?

"투자 심리 위축 고려해 상장 연기" 입장 밝혀
케이뱅크도 공모가와 일정 확정 못해

e커머스 IPO(기업공개) 대어인 마켓컬리가 장고 끝에 국내 증시 상장을 연기했다.

마켓컬리는 4일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지난 해 8월 22일 심사를 통과한 마켓컬리는 오는 2월까지 상장에 대한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한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예비심사 통과 후 6개월 이내로는 코스피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는 점, 해외 기관투자가를 모집해 '135일 룰'을 적용받는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컬리는 오는 2월 중순까진 공모 절차를 마쳐야 했다"며 "하지만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장중 2100대까지 하락하는 등 증시 여건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IPO를 미루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켓컬리

마켓컬리는 예비심사 과정에서부터 고질적인 적자와 불안정한 지분 구조 문제로 진통을 겪었고,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를 제출한 끝에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경기침체로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상장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마켓컬리 측은 실적과 현금에 대한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무리한 추진보다는 숨 고르기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 성장을 이뤘고 계획 중인 신사업을 무리 없이 펼쳐 가기에 충분한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쟁력도 입증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컬리는 신선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을 높이는데 공헌하였고, 새벽배송 서비스는 컬리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한다.

“컬리의 핵심 경쟁력은 엄격한 상품 관리와 서비스 제공, 그리고 데이터 관리”라며 “이 덕에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높고, GMV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신한투자증권 측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상장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 시장 상황 악화로 CJ올리브영 등이 상장 작업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또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등은 공모를 취소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마켓컬리와 함께 IPO 대어로 꼽히는 케이뱅크의 상장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케이뱅크도 아직까지 공모 금액·일정을 확정한 바가 없다.

최남곤 연구원은 "예심 승인 효력을 고려하면 케이뱅크는 오는 3월 20일까지 납입을 마치고 상장 신청서를 내면 되지만, 해외에서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라 실질적인 공모 완료 기한은 컬리처럼 2월 중순으로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이 지난 2일 신년 메세지를 통해 올해 IPO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어 IPO에 대한 회사의 의지는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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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신사옥 을지로
케이뱅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