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분석] 연준의 피봇은 언제 올까
미국의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긴축 강화 방침이 뉴욕증시를 덮쳤다. 주요 지수가 5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피봇(긴축 완화)가 오지 않는 것을 우려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9.69포인트(1.02%) 하락한 32,930.08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87포인트(1.16%) 밀린 3,808.10으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53.52포인트(1.47%) 떨어진 10,305.24로 장을 마쳤다.
이날 발표된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 부문 고용은 23만5천명 증가하면서 WSJ(월스트리트저널) 예상치 15만3천명을 크게 웃돌았다. 주간 실업 보험 청구자수도 전주대비 1만9천건 감소한 20만4천명으로 예상치 22만3천명을 하회하면서 여전히 강력한 미국의 고용시장을 보여줬다.
한국투자증권 이민근 연구원은 "ADP 보고서에서 레저 및 숙박업에서 123,000개,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에서 52,000개, 교육 및 의료 서비스에서 42,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된 것을 대조해 보면 전염병으로 인한 고용의 미스매칭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흐름"이라며 "뉴욕증시는 강력한 미국 고용시장 데이터에 3대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력한 고용으로 명분도 있겠다 오늘 연준 당국자들은 전일 매파적 FOMC 보고서 내용에 이어 긴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을 압박했다"며 "계속 이어지는 고용 병목 현상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달러는 강세를 보였고 국채 금리도 상승하며 2년물은 4.46%, 10년물은 3.72% 부근에서 거래됐다.
그렇다고 미국 경기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고용 시장의 호조세가 증시에 혼선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선행지표인 미국 ISM 제조업 PMI 지수는 위축되고 있다. 미국 가계의 소비도 인플레에 따른 실질 구매력 하락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 경제 둔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미국 경제를 둘러싼 전망은 경기 침체가 임박했으며 연준도 이를 반영해 연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위에 있긴 하지만, 고용시장의 호조세가 증시에 혼선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 데이터와 여타 실물 데이터의 괴리는 지속성이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단기 금리차 역전, ISM 지표 위축 등을 감안 시, 고용시장의 둔화가 시간 문제라고 전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연준의 피봇이 오지 않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리 인하는 통상 경기 침체기에 실행하기 때문이다. 앞서 연준의 12월 FOMC는 시장의 완화 기대가 물가 안정을 위협할 것을 우려하며 긴축 지속을 결의 중이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물가 하락에도) 정말 연준이 긴축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시장은 올해 2~3분기 경기침체와 내년 경기확장을 전망하고 있고 연준은 올해 긴축 유지, 내년 인하를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준은 '경기침체'에 긴축을 유지하고, '경기확장'이 시작되면 금리인하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라며 "인플레를 잡기 위한 연준의 굳은 결의가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으로 세상을 밀어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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