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릭스 CEO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
SKC, CES 2023에서 반도체 글라스 실물 최초 공개
필름 사업 매각 후 1조원 넘는 현금 확보
투자와 2차전지 성장 둔화 가능성에 목표주가는 하향
전방산업 강화되고 신사업 굳건해지면 주가도 상승
SKC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 실물을 최초로 공개했다.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50cm에 달하고, 두께가 일반 기판 4분의 1(0.8mm)에 불과한 매끄러운 표면을 자랑한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은 고르지 못한 표면 때문에 미세화를 거듭하는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용으로는 한계를 보였고, 이에 표면이 매끈한 실리콘을 중간기판으로 사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하지만 이는 한국이 아닌 해외 파운드리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는 앱솔릭스는 조지아공과대와 함께 유리를 활용하는 글라스기판을 개발했고, 세계 최초로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에서 글라스기판을 연간 1만2천㎡ 규모로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오는 2024년 완공이 목표다.
SKC와 앱솔릭스는 이 곳에 2억4천만달러를 투자한다. 또 3억6천만달러의 2단계 투자를 통해 연산 규모를 7만2천㎡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앱솔릭스의 오준록 최고경영자(CE0)는 9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글라스 기판은 사각 패널을 대면적으로 만들 수 있어 반도체 패키징 미세화와 대형화 추세에 대응할 수 있다"며 "중간기판이 없어 두께는 얇아지고, 전력 효율은 높아져 대용량 데이터의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의 미세공정 경쟁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결국 여러 개의 반도체를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이 반도체 경쟁력을 결정할 것입니다. 앱솔릭스의 글라스기판은 그런 면에서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SKC는 지난해 모태 사업인 필름 부문을 매각한 후 2차전지 소재와 반도체·친환경을 3대 성장축으로 제시하고 본격적으로 사업 재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앱솔릭스가 출범했다.
유리 기판은 SKC의 주가 상승 키 중 하나다. SKC는 필름 부문을 매각하면서 1조원 이상의 추가 현금을 확보했다. SKC 주가는 확보한 현금을 모빌리티와 반도체 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은 주가에 부담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일 SKC 목표 주가를 13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환 연구원은 "최근 주가와 멀티플은 2차전지 산업의 성장 둔화 가능성과 신규 사업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국내 주요 동박 3개사 중 SKC는 자금 동원에 무리가 없으며 1위 업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전방 산업(모빌리티, 반도체) 업황이 강세로 돌아서고 이익 증가와 신사업(실리콘 음극재, 유리 기판)의 가시성이 높아질수록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