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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금리공포 부활에 올해 최악 하루

'대통령의 날' 연휴를 마치고 나흘 만에 문을 연 미국 뉴욕증시가 다시 살아난 금리 공포 속에 크게 후퇴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7.10포인트(2.06%) 떨어진 3만3129.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1.75포인트(2.00%) 하락한 3997.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4.97포인트(2.50%) 급락한 1만1492.3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물론, 지난해 12월15일 이후 두 달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희미해진 것이 새해 들어 급반등하던 증시에서 김을 빼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 전월 대비로 상승폭을 다시 늘린 데다 미국의 노동시장과 소비자 구매력이 아직도 강력하다는 내용의 경제 지표가 잇따라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스탠스 유지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뉴욕증시
[연합뉴스 제공]

이날 S&P 글로벌이 발표한 2월 비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최근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50.5를,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합산한 합성 PMI가 50.2를 각각 기록한 것도 투자자들의 금리 걱정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PMI가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이러한 결과들은 연준이 경기침체 우려보다는 물가 잡기에 계속 최우선 초점을 맞출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오후 4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0.139% 급등한 3.960%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2년물 금리는 4.7%를 돌파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BMO의 캐럴 슐레이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시장은 여전히 연준의 피벗 가능성이 작다는 현실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이 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월마트가 이날 발표한 향후 1년간 주당순이익 예상치는 월가 전망치를 하회했고, 홈디포는 소비 수요 둔화 가능성을 들어 주당순이익 감소를 전망했다. 홈디포는 이날 7.1% 급락해 다우존스30 기업 중 최대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