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들의 대규모 지원 발표에도 위기설에 휩싸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는 23.03달러(3만1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32.80% 폭락한 수준이다.
전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 체이스 등 미국 대형 은행 11곳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총 300억달러(약 39조원)를 예치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가가 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급락 마감했다.
115달러였던 지난 8일에 비해 9일 만에 5분의 1토막이 됐다.
퍼스트 리퍼블릭은 전날 11개 미국 대형은행으로부터 300억달러를 지원받았으나, 장 마감 후 회사가 배당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불안이 고조됐다.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은 이번 은행들의 개입이 전이 위험을 확산하는 역할만 할 것이라며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퍼스트 리퍼블릭 등급과 관련해 '부정적 관찰 대상' 상태를 유지한다며 수일 내 은행에 대한 신용평가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대형 은행들의 지원에도 월가에서는 퍼스트 리퍼블릭의 투자 등급을 내리고 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회사인 애틀랜틱 에쿼티는 이날 퍼스트 리퍼블릭의 투자 등급을 '중립'으로 내리면서 50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헤이거티 애널리스트는 "경영진은 대출 포트폴리오의 일부 매각 등을 포함해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며 "제한된 정보를 보면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투자회사 웨드부시증권은 퍼스트 리퍼블릭의 목표주가를 현재의 5분의 1 수준인 5달러로 대폭 낮추면서 "5달러도 관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웨드부시는 "가격 목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는데, 하나는 다른 곳에 인수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주주들에게 잔여 지분 가치가 '0'(제로)이 되는 시나리오라며 "애널리스트들은 이 시나리오 가능성을 85%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른 하나는 이 은행이 구조조정을 거쳐 내년에 주당 3.50달러의 순이익을 내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주가는 주당 35달러 가치가 있지만, 가능성은 15%"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