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발표는 보통 연초에 진행되기 마련인데, LG전자는 하반기 시작 시점인 7월 초인 이날(12일) 중·장기 미래 비전과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가졌다. 이에 이날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현재 시점에 이례적으로 이 같은 행사를 개최한 이유가 무엇인가"란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 자리에서 "3대 성장 동력을 현재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했다는 것을 말해야 하겠다는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LG전자가 이날 언급한 3대 성장동력은 Non-HW, B2B(기업간 거래), 신사업이다. 이것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며 이를 포함한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50조 이상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R&D 투자 25조 이상, 설비 투자 17조 이상, 전략 투자 7조 등이다.
LG전자가 이날 강조한건 '오는 2030년까지 매출액 100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는 것이었는데, 이는 기업에서 흔히 포부를 밝히며 강조하는 내용일 뿐이었고 "하반기 시작점에 이런 내용을 가지고 기자간담회를 이렇게 진행한 만한 내용인가"란 생각이 들만 했다. 연초에 행사를 여는 게 자연스러울 만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가전에 머물지 않겠다"란 언급은 회사의 각오라 주목되는 부분이긴 했다. LG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제조와 관련해 자사와 같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없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지난 65년간 집 공간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것에 머물지 않고 LG전자는 자사의 노하우를 연결·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자동차를 이젠 더 이상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고 보게 된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현대차나 LG전자나 제조 기업의 테두리에 갖혀 있을 수가 없다는 시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과 같은 용어는 이해에 어려움을 줄 수 있는데, 제조만 하는 것에 역할을 국한시키지 않고 가상 공간 등으로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LG전자의 계획이다.
LG전자가 이날 신사업 육성에 대해 언급한 것도 관심이 가는 내용이다. 전기차 충전 사업과 관련해 단순히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에 대해 전했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 현재 북미에서 비대면 원격 진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과 향후 예방 및 사후관리 영역으로의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영역과 관련해선 TV 등 대화면에서 보다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과거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고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다"라며 "가전을 뛰어넘어 차량을 포함한 이동공간, 가상공간까지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