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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배달비 0원' 시작하는 쿠팡이츠

쿠팡이츠가 26일부터' 배달비 0원'을 시작한다.

무료 배달을 시작한다는 것인데, 단 이는 '묶음 배달'에만 국한된다. 단건 배달건은 기존과 동일하게 배달비를 내야 한다. 이에 대해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쿠팡이츠는 한번에 두건이 배달되는 묶음 배달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한건 배달에 비해 음식을 받기 까지 시간이 당연히 더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쿠팡이츠는 작년 6월 배달원의 수익을 보장하고 소비자와 점주의 배달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멀티 배달 운영을 시작했다. 고객은 단건 배달인 '스탠다드'와 묶음 배달 서비스인 '세이브 배달' 중에서 고를 수가 있다. 묶음 배달은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먼저 시작했던 것이었다. 쿠팡이츠는 직선거리로 배달 요금을 책정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그러나, 묶음 배달은 배달원의 배달 시간이 단건보다 더 길어지는 만큼 소비자들은 그만큼 더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배달원 또한 금액을 떠나 심리적으로도 묶음 배달보다는 단건 배달을 더 선호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어찌되었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묶음 배달일지라도 배달비를 내지 않고 음식을 시킬 수 있다는 점은 배달 시장에서의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루에 한번만 무료 배달이 되는 것도 아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이면 제한이 없다. 거리같은 점도 문제되지 않는다. 금액도 마찬가지다. 소비자의 배달비에 대한 부담이 크게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가뜩이나 비싼 음식값에 배달비까지 높으니 배달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마음이 크게 떠난 상황에서 큰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쿠팡이츠의 이 같은 결정은 배달의 민족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 3위에 자리하고 있는 쿠팡이츠는 요기요를 넘어 선두에 있는 배달의민족이라는 큰 산을 넘어서야 하는 상황에 있다. 지난달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보면, 1위 배달의민족은 2193만명이나 되고 요기요는 603만명, 쿠팡이츠는 574만명이다(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쿠팡이츠로서는 배달앱 시장을 절반 이상(60%)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을 따라가려는 계획보다는 2위 요기요의 자리를 우선 빼앗으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요기요는 신규 고객수에서 쿠팡이츠에 밀리고 있고 배달앱 2위 자리 다툼이 올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을 시작하면서 단순히 배달 시장만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 월 4990원 멤버십 비용이 쿠팡이츠 무료 배달을 가능하게 해주게 됐고 이것만으로 배달비에 큰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들에겐 귀가 솔깃한 소식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쿠팡의 유료 회원은 늘어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외에도 멤버십 비용을 내면 고객은 쿠팡의 로켓배송 혜택이 제공되고 쿠팡플레이도 무료다. 유료 회원이 유입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시작으로 성장세가 꺽인 배달 시장에 다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다만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이 묶음 배달에만 제한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