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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2차턴키 '반값 낙찰' 속출…국토부 "예산절감?"

4대강 살리기 사업의 2차 턴키공사 입찰 결과 5개 공구 가운데 3개 공구가 예산액 대비 절반 수준에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관급공사 실적을 쌓기 위한 중견 건설사들의 저가 경쟁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부실시공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국토해양부는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써낸 가격에 대해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오히려 예산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28일 국토해양부와 조달청 등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4대강 살리기 2차 사업 5개 공구의 일괄수주(턴키) 입찰 결과 예산액 대비 평균 낙찰률이 70.37%를 기록했다. 이는 평균 93.3%의 낙찰률을 기록했던 1차 턴키 15개 공구보다 23%포인트 가량 낮은 수치이다.

2차 턴키공사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금강 1·5공구)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낙동강 25·31공구), 한국수자원공사(낙동강 17공구)가 발주한 하천환경정비 사업이다. 5개 공구의 총 사업비는 6627억 원으로 총 낙찰가액은 4664억 원이었다.

각 공구별로는 낙동강 25공구(사업비 1458억 원)에서 삼환기업컨소시엄이 예산액 대비 58%인 846억 원으로 코오롱건설컨소시엄(73.96%)을 따돌리고 사업을 따냈다.

낙동강 31공구(사업비 990억 원)에서는 한화건설이 589억 원으로 59.5%의 낙찰률을 기록하며 포스코건설컨소시엄(68.2%)과 두산건설컨소시엄(75.22%)을 제꼈다.

또 사업비 1260억 원이 투입되는 금강 5공구에서는 고려개발컨소시엄이 삼부토건(53.19%), 신동아건설(53%), 한라건설(62.5%) 등을 제치고 예산액 대비 50.24%(633억 원)에 낙찰됐다.

이밖에 낙동강 17공구(사업비 1920억 원)와 금강1공구(사업비 999억 원)에서는 한진중공업과 계룡건설이 각각 예산액 대비 88.47%와 89.84%의 낙찰률로 사업을 수주했다.

전체 5개 공구 가운데 3개 공구가 사업비의 절반 수준인 50%대에 낙찰된 것이다. 나머지 2개 공구도 1차 턴키의 평균 낙찰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2차 턴키 심사시 가격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차와 마찬가지로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진행됐던 1차 때는 기술과 가격 비중을 50%씩 동일하게 설정했지만 2차에서는 기술 비중을 40%로 낮추고 가격 비중을 60%로 높였다. 2차 사업은 보가 없고 주로 하도준설과 제방보강 등 낮은 기술수준을 요하는 사업 위주라는 설명이다.

또 1차 턴키에 참가한 대형건설사들이 2차에 빠지면서 대형 관급공사 실적을 쌓으려는 중견 건설사들이 출혈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덧붙였다.

그러나 국토부는 저가수주로 인한 부실시공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반공사와 달리 턴키는 입찰 업체가 설계까지 해오고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낙찰을 받으려면 비싸게 설계를 하고 스스로 적자를 감수하면서 가격을 낮게 제시하기 때문에 공사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낙찰률이 낮아져 예산절감의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아무리 정부 공사라지만 시장에서 가격을 낮춰 들어오는 것을 어떻게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2차 턴키 공사의 품질관리와 관련해 감리원을 50%이상 추가배치하고 중앙품질안전관리단을 운영해 저가 공사 현장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