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화물차 운전자의 안이한 생각이 도로를 2시간 30분 동안이나 극심한 정체로 몰고 갔다. 5톤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쌀이 도시고속도로에 흩어지는 바람에 2차로 중 한 차로를 완전히 막고 수습 작업을 해야 했던 것. 도시고속도로 청소를 맡고 있는 서울시설공단의 직원 16명과 6대의 장비가 출동해 처리했던 본 상황은 ‘덮개’만 제대로 씌웠어도 막을 수 있던 일이었다.
이처럼 도로상 낙하물 양이 늘어나는 시기에 맞춰 실시하는 덮개 미설치 및 있어도 덮지 않는 화물 차량에 대한 단속이 10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설관리공단과 경찰이 합동으로 펼칠 예정이다.
지난 15일 오후 1시쯤 한남대로의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된 잠원동 고가도로 400m 지점. 곡선 구간을 달리던 15톤 차량의 화물칸에는 한 가득 쌀 포대가 실려 있었다. 커브 돌던 차량이 기우뚱 하는 순간, 덮개 없던 화물칸에서 쌀 포대가 우루루 떨어지기 시작했고 운전자가 차를 완전히 세운 것은 무려 20미터 이상이나 더 진행하고서였다. 땅에 떨어진 포대는 터졌고, 안에 있던 쌀알이 튀어나와 도로를 하얗게 뒤덮고 말았다. 마침 뒤 따라오던 차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 큰 사고로 연결될 뻔했다.
2차로를 완전히 점령한 쌀은 극심한 정체를 야기했고, 서울시설공단에서 사고 수습을 위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도로가 마비된 상태.
쌀알을 치우기 위해 진공흡입차까지 동원됐지만 양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다시 추가 인력을 요청해 총 16명의 직원과 6대의 장비가 출동해 쌀 제거 작업을 벌여야 했다. 이와 함께 경찰에서도 출동해 차량 유도를 펼쳤다. 도로가 정상화되기 까지는 무려 2시간 반이 지난 후였다. 수거한 쌀은 공단 목동기지로 옮겼다가 다음날 업체에서 수거해갔다.
고속으로 운행하는 화물 차량에서 떨어지는 물건은 뒤 따라오는 차의 안전뿐 아니라 도로 환경을 저해하는 요인. 더욱이 쌀 운반차량의 경우처럼 작은 알갱이나 유리파편 같은 경우에는 치우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공단은 미덮개 차량 운행이 많아지는 시기에 단속을 실시해 왔는데, 상반기 6월에 실시한 바 있고, 오는 10월에도 단속을 펼친다. 기간 중 적재함 덮개 미설치 위반차량이 단속되면 관련법규(도로교통법 제39조)에 따라 행정적(범칙금2만원~5만원)조치를 받게 된다. 상반기(6월) 단속 시에는 239대를 적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