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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종플루 재난최고단계 '심각'

정부가 3일 신종플루에 대한 국가전염병 재난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red)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신종플루 전염병 위기단계를 현행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조정하고 행정안전부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를 요청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신종플루가 대유행기에 접어들면서 범국가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며, 4일에는 중앙인플루엔자재난안전대책본부와 지자체별 대책본부가 구성돼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 대응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은 지난달 27일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 직후 "환자 발생 수, 중증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위기단계를 올리는 것을 검토하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별도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은 신종플루의 확산속도가 무섭게 빨라졌기 때문이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신종플루 하루 평균 감염환자가 9000명에 육박하는 등 대유행기에 접어들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종플루 확진환자는 하루 평균 8857명에 달했다. 이는 전주(4222명)보다 2배나 많은 것이다.

감기환자 가운데 호흡기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는 검사대상 512건의 267건(52.2%)으로 이중 223건(83.5%)이 신종플루 바이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신종플루 중증 입원환자도 현재 48명으로 일주일 전(22명)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사망자도 매일 속출하며 40명을 넘어섰다.

국가전염병재난단계는 '관심(Blue)-주의(Yellow)-경계(Orange)-심각(Red)'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이중'심각단계에 이르면,정부는 필요에 따라 군 의료인력을 투입하거나 여행과 행사를 제한할 수 있고 상황이 심각할 경우 감염지역의 학교와 직장에 휴업령을 내릴 수도 있게 된다.

자연재해가 아닌 전염병으로 최고 단계가 선포되는 것은 지난 2006년 조류독감 파동이후 사상 처음이다.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10월 중순부터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정부의 재난단계 상향조정이 늦은감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