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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일선 복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2008년 4월22일 삼성 비자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 선언을 한 이후 만 23개월만이다.

작년 12월 사면 이후 이건희 회장의 복귀에 대한 예측은 많았지만 최근까지도 경영 복귀는 불투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쇼(CES) 후 귀국하는 자리에서 경영복귀를 묻는 질문에 "생각 중"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어 지난 3월 고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행사장에서는 "삼성이 약해지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은 괜찮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위기를 맡는 것을 지켜보며 그룹내 위기감이 커진 것이 이 전회장이 예상보다 빠른 복귀를 하게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 전 회장의 부재로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었던 것도 복귀의 이유로 점쳐진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부사장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이 전 회장이 오늘 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사장단 협의회는 지난달 17일과 24일 양일에 걸쳐 이 전 회장 경영 복귀를 논의했으며,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전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지난 2월 2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삼성사장단의 담긴 건의문을 이 전 회장에게 전달했고, 이 회장은 이를 수용했다.

이건희 회장은 복귀를 결심하는 자리에서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라고 답한 후 회장직 복귀를 결정했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삼성은 삼성전자 본관에 회장실을 마련하고 이 회장을 보좌하기 위한 조직을 개편하는 작업에도 들어갔다.현재 사장단 협의회 산하에 있는 업무지원팀과 커뮤니케이션팀, 법무팀을 3개의 실로 확대 개편해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회장은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하더라도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대신 큰 그림에서의 결정만을 할 예정이다.이 회장의 IOC 위원활동과 관련 삼성 관계자는 삼성경영 복귀와 관계없이 IOC 위원으로서 동계올림픽 유치활동도 계획할 것이며 이 회장의 복귀가 올림픽 유치에도 도움을 줄 것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이 회장의 지위는 삼성전자 회장으로, 사내 등기임원의 지위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총회 등을 거치지 않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