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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교수 “그리스 사태, 빙산의 일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전격적인 그리스·포르투갈 신용등급 강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친 가운데 그리스 재정위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비관적 경제학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RGE 모니터 웹사이트에 “그리스가 직면한 문제는 많은 선진국의 국가채무 위기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위기는 미국과 일본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채권시장 자경단(Bond-market vigilantes)’은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아일랜드, 아이슬란드를 노리고 있으며 국채 금리를 상승하게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점차 미국과 일본 등 재정정책이 불안정한 국가를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권시장 자경단’이란 경제학자인 에드워드 야데니가 만든 말로 채권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거나 중앙은행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국채 대량 매도에 나서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는 투자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루비니 교수는 “금융시스템 감독과 규제개선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금융업계는 위험한 거래를 계속하고 규제에 저항하는 로비를 벌이는 등 예전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신용위기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더 큰 위험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유럽 각국 금융당국 수장들은 이번 사태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 진화에 나섰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유로존의 연쇄 부도 가능성은 없다”며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포르투갈ㆍ스페인 등 주변국으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재무장관도 이날 성명에서”포르투갈이 시장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포르투갈은 재정적자 감축과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면서 이번 공격에 반드시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