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북한 리스크가 터지며 원·달러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1214.5원)보다 35.5원 높은 1250.0원으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은 8개월만에 1200원대를 넘어섰으며 최근 사흘동안에만 70원 가까이 급등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로존 우려로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북한 전투태세 소문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됐으며 투신권의 달러 매수세도 나타났다"고 환율 상승 원인을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유로존 재정위기와 북한 관련 리스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환율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국면 속에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환율이 1270원선을 넘어서자 외환당국이 개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적절한 시장안정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실제로 달러 매도를 통해 환율 상승세를 진정시켰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오전동안 5억 달러를 팔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금융시장의 과도한 불안심리로 쏠림현상이 나타나 환율이나 주가 등 가격변수가 급변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재는 이날 열린 통화금융대책반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주가와 환율은 남유럽 재정위기와 천안함 사태 영향이 가세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오늘의 외환시장 움직임은 시장에서 과도하게 반응한 면이 있다"며 "언제 진정된다고 날짜를 말할 순 없지만 불안심리가 과도했기 때문에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총재는 특히 채권시장을 언급하며 "우리경제의 양호한 기초여건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믿음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환율 급등고 주가급락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냈다.